제 속도를 찾는 일주일
글을 쓰며 내면을 들여다볼 때는 45 bpm
책을 읽으며 세계를 누빌 때는 58 bpm
주변 경치를 둘러보며 뛸 때는 150 bpm
전방 10m에 시선을 두고 뛸 때는 170 bpm
24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많은 일들을 한다.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 심장은 다른 빠르기로 뛴다. 그리고 그 빠르기에 따라 우리 시야, 우리의 세상은 달라진다.
나의 두 번째 논문이 출판된 후, 후속 연구와 졸업 후 나아갈 길을 준비하고 있다. 방심하는 사이 내 심장은 점차 빨라졌다. 내 세상은 청명한 하늘과 숲, 나무를 지나, 회색건물과 아스팔트 길 위로 떨어졌다.
잠깐, 내가 어디를 향해서 걸어가고 있지? 어디를 가려고 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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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미루고 미루던 일주일의 휴가를 쓰기로 결심했다.
"교수님, 저 다음 주에 휴가를 다녀와도 괜찮을까요?"
교수님과의 개인 미팅 후, 일주일의 휴가를 선언했다.
읽고 있던 책과 읽고 싶은 책 아홉 권, 노트와 스케줄러, 그리고 운동복을 캐리어에 차곡차곡 담아, 고향에 있는 엄마 집으로 내려왔다. 그렇게 나에겐 일주일의 휴가가 주어졌다.
엄마가 일하러 나가는 평일 동안 혼자서 시간을 보냈다. 알람을 맞추지 않고 일어나 양치질을 하며 잠을 깨웠다. 따뜻한 물로 목을 축인 후, 식탁에 앉았다. 식탁에 잔뜩 쌓인 책과 노트들 중 마음이 가는 녀석을 하나 짚어 들곤 읽거나 쓰며 마음과 정신도 깨웠다. 그렇게 일상의 몸이 되면, 운동복을 입고 호수공원, 공설운동장, 논길 등 발길이 닿는 데로 걷고 뛰었다. 땀에 흠뻑 젖은 몸을 말갛게 씻은 후, 하얀 접시에 사과 반쪽과 삶은 달걀 하나를 담아 식탁에 앉았다. 입안 가득 보드라운 달걀과 사과의 단맛이 번져나가면. 점심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찬찬히 떠올렸다. 콩이 잔뜩 들어간 눌은밥, 등 푸른 간고등어, 홍합 미역국, 돼지고기 카레, 그리고 엄마가 만들어 놓은 각종 밑반찬들....... 내 수저가 휩쓴 자리를 샥샥 설거지 한 후, 싱크대 사방에 튄 물방울들을 분홍색 행주로 닦았다. 미지근한 물을 한 모금 먹은 후, 다시 식탁에 앉아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저녁에 엄마가 돌아오면 엄마와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혼자 사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정이 넘으면 잠든 엄마 옆으로 슬그머니 들어가 잠을 잤다.
새로울 것 없지만 감히 하지 못해 왔던 그런 하루들이 흐르자 서서히 내 심장은 뛰는 속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나는 활짝 핀 벚나무들을 보았고 그 사이로 수줍은 하늘을 보았다.
두려움과 욕망으로 좁혀진 내 시야가, 내 세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찾았다. 나의 이정표.'
일주일의 휴가가 끝나고 내 심장이 150 bpm, 170 bpm이 되어도 답답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금, 내가 달려 나갈 곳을 마음에 담았기 때문에, 시선이 좁아지는 순간순간들을 다시 최선을 다해 보낼 수 있겠다.
이번 일주일의 휴가동안, 나는 다시 제 호흡을 찾았다.
엄마 고마워. 엄마 덕분이야.
언제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