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만남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지난 인연 그리고 새로운 인연

by 목하

우리의 삶은 우연의 연속일까, 아니면 필연의 연속일까.

알 수 없다.
한낱 인간인 나는 끝내 답을 찾지 못한다.


다만 분명한 건 있다.
내 삶을 스쳐 간 인연들, 지금도 머물러 있는 인연들이 여전히 신기하고, 고맙다는 사실이다.


내일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일하는 첫날이다. 12년을 보낸 울산을 떠나 대전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난 한 달은 설렘보다 긴장과 걱정이 먼저 앞섰다. 도전에 대한 열정이 식은 걸까. 아니면 원래 나는 변화를 조심스러워하는 사람일까. 혹시 한동안 낮아진 자존감 때문일까. 이십 대를 통째로 보내며 나는 나 자신과 꽤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나를 잘 모르는 것 같다.


마음속으로 인연들을 하나씩 떠올려 보았다. 희미해져 갈 인연, 끝까지 이어질 인연, 그리고 아직 얼굴도 모르는 앞으로의 인연들까지. 그 모든 만남이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있다. 시작과 끝이 겹겹이 얽힌 인연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 좋았던 인연도, 아팠던 인연도 모두 나를 지나 지금에 도착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대전에서의 새 출발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응원해 주었다. 혼자였다면 감당하기 어려웠을 감정과 성취, 그리고 이사 준비의 과정까지.


"목하 너가 무엇을 목표로 하던지 그건 결코 너에게 과분한 게 아니야."

"부담이 없는 삶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목하님은 그 부담도 헤쳐나가실 거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더라구요. 그래도 힘들 때면 하얀 깃발을 꼭 들어주세요."

"너가 해외로 가지 않고 국내에 있다는 게 난 개인적으로 참 좋다....... 대전 놀러갈게!"

"목하는 어디에 두어도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인데...너의 순수함과 특별함이 세상에 다치지 않고 늘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힘든 일이든 기쁜 일이든 가리지말고 다 나한테 말해줭. 힘든 일은 같이 해결하고, 기쁜 일은 두 배가 아니라 제곱으로 만들어줄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봐 주는 사람들, 꿈을 향해 걷는 나를 미소로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도 있다. 그래서 나는 그 응원에 부끄럽지 않게 조금 느리더라도, 조금 떨리더라도 계속 걸어가 보려 한다. 내 삶에 들어와 풍경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준 모든 인연들에게 고맙다.


내일부터는 또 다른 인연들을 만난다. 그 만남이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이제 크게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의 1년 동안 나는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나로 살아가게 될까. 그 질문 앞에서 늦게 찾아온 설렘이 볼을 살짝 붉힌다.



작가의 말


작년에는 글로 다 담지 못할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하나하나 기록하지 못한 기억들은 마음 속에 남아

조용히 희미해져 가는 법이죠. 그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만, 후회로 이어지지는 않아요. 그때의 저는

글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았고, 스스로를 돌보고 있었음을 저 자신이 잘 알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저는 글을 계속 쓸 거에요. 글은 제 삶의 쉼표이자, 다시 숨을 고르게 해주는 가장 저다운 방식이니까요.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