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져야할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나날이 튕겨져 나갈 것 같은 아슬아슬함 속에서도 살아져야 할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
아이들이 국제학교에 첫 등교한 오늘, 전날 밤부터 두통과 심장을 짓누르는 조임이 지속되었다. 맡겨진 일을 다 하지 못하고 잘하지 못하고, 그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삼각점 속에 짓눌리면서 몸이 움직였다. 정신은 몸을 괴롭혔고 몸은 정신을 향해 발버둥쳤다. 튕겨져 나갈 듯한 아슬아슬함 속에서도 버텨내야 했다. 아이들이 첫 국제학교에 간 날이니까. 아이들도 아슬아슬하게 오늘 버텨내고 있을 테니까. 아이들은 낯선 언어와 환경 속, 새로움이 주는 어색함과 긴장감을 이겨내고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버티며 하루를 살아내고 있었다.
예상대로 둘째는 튕겨지려했다. 그럼에도 어색함과 두려움 속에서 살아지기 위한 몸부림을 치며 뙤약볕에 서 있었다. 목이 마르고 습한 더위가 온 몸을 휘감을 때까지 혼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아이는 그 자리에서 하루를 버텨냈다. 밥을 거르고 물을 마시지 않으며, 온 몸의 피를 모아 곤두세웠다. 하굣길, 아이는 밀려오는 허기와 목마른 감정을 허겁지겁 삼켰다. 한참을 말이 없이 먹기만 했다.
아이는 내일을 생각하다 고개를 숙였다. 다시 가야하기에, 또 맞이해야 하기에 고민했다. 선택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놓치고 싶지 않은 무엇인가가 있는 모양이다. 아슬아슬하지만 거기에는 그 국제학교를 더 다녀야할 이유를 본 모양이다. 아이는 그렇게 제 엄마와 몇 시간을 마주 앉아 본 것과 잃은 것을 견주며 불빛에 비춰보았다. 그러다가 잠이 들었다.
업무를 중단하고 3킬로미터를 뛰었다. 퇴근길은 유독 편안했다. 억센 손이 감싸 짓눌렸던 심장 주변은 잠잠해졌다. 압착프레스기로 눌러대던 편두통도 잠시 사라졌다. 아슬아슬하게 살아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 무렵, 살아져왔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아침 출근길에 직장 동료에서게 책 한권을 선물하며 썼던 말을 찾아봤다. "나날이 튕겨져 나갈 것 같은 아슬아슬함 속에서도 살아져야할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그랬다. 그런 날이었다. 아이도 나도. 아슬아슬한 긴장과 경계 속에서 살아져야할 이유를 찾아다녔다.
2025.8.25 판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