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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찡의 유전자 Aug 20. 2023

생각의 깊이

논리, 신념, 정리

나는 브런치 스토리에도 글을 쓰고 있지만 약 1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 블로그가 있다. 중요한 정보는 아니다. 하지만 그냥 쓰고 싶었다. 아마 다음 문장을 쓰기 위해서 그랬던 것 같다. 나는 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어떤 주제에 대한 글을 1-2주 안에 정리하고 완성시킨 적이 없다. 대부분의 글들이 짧게는 2주 길게는 1년 동안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정리한 글들이다. 내 머리가 나빠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조금은 일부러 이렇게 행동한다. 오랫동안 고민해서 쓰는 글과 그렇지 않은 글에 담겨 있는 생각의 깊이가 다르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여러 글을 동시에 쓴다. 한 주제에 대한 글을 쓰다가 막히면 다른 주제 관련 글을 쓴다. 이런 식으로 글을 쓰면 나만의 신념, 가치관, 논리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요소들이 뿌리를 이루고 그 뿌리에서 모든 글들이 작성된다. 즉, 모든 글들이 특정한 논리, 가치관을 가지게 된다. 글 사이의 주제, 논리 등이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내 생각에는 그렇다. 물론, 이렇게 해도 모순되는 부분이 발생하겠지만, 적어도 모순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사회에서 어떤 이슈가 발생하였을 때, 블로그 등의 사이트에 관련 글들이 바로바로 올라오는 것이 신기하다. 그렇게 빨리 글을 완성시킬 수 있는 사람은 평소에도 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일 것이다. 혹은 평소 자기 가치관이 뚜렷하여 자기 자신을 믿는 사람일 것이다. 아니면 그냥 즉흥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즉흥적인 생각은 좋지 않은 것일까. 그건 또 아니다. 즉흥적인 생각이 자신을 드러내는 진실한 생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즉흥적인 생각을 메모해 두되, 더 깊이 천천히 글을 적는 것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더 합리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준다. 올바른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생각을 하는 것보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또한, 내 경험상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무엇을 완료하면 그것을 더 이상 진행하거나 수정하지 않는다.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글을 쓰는 목적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한 주제나 분야에 대한 글을 완성한다는 것은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리를 끝냈다는 사실은 안도감을 주며 그 주제에 대한 생각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 발전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글을 작성하고 완료하는 행위는 신중해야 한다. 글을 짧은 시간에 완성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도 오래 생각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이 과정이 점점 짧아질 것이다. 그 결과, 토론과 같이 짧은 시간 안에 논리적인 생각을 해야 하는 순간에도 자신만의 합리적인 생각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생각을 많이 해보자는 것이다. 한 주제에 대해서만 짧게 생각하면 그 주제 내에서의 논리가 생긴다. 하지만, 생각을 다양하게 오랫동안 생각하면 여러 주제 사이에서의 논리가 하나로 뭉쳐진다. 나는 이런 과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내 개인적인 문제든 사회적인 문제든 상관없이 나만의 방법으로 일관되게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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