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과 일반인
야구선수 안우진의 국가대표 선발 논란에 대해 추신수는 다음과 비슷한 말을 하였다. '선수에게 국가에게 명예를 가져다주는 기회를 줌으로써 국민이 그의 과오를 용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겠다'. 이 발언은 내 생각에 정확히 반대되는 구절이었다. 하지만, 순간 멍해졌다. 순간적으로, '어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에 전과가 있던 사람이 국가대표가 되는 것에 반대했다.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에 전과자가 있는 것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신수의 발언을 듣고 다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실수에 대한 용서와 그로 인한 두 번째 기회를 원한다. 그 실수가 범죄이든 아니든지 말이다. 그리고 법과 사회는 이를 허용한다. 범죄를 저지른 경우, 초범은 감형을 받거나 집행유예를 받는다. 또한, 사업, 도박 등으로 금전적 위기에 처한 경우, 대출을 해주기도 하며 국가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렇듯 누구나 두 번째 기회를 갈망한다. 하지만, 타인에게 두 번째 기회가 가는 것은 반대한다. 자신에게는 관대하며 남에게는 엄격하다.
나도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순간이 많았다. 타인에게 가는 복지는 반대하면서 나에 대한 복지는 누구보다 바랬던 것 같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배가 아픈 건지 정치적 이념 때문인지.... 하지만 확실한 건 나의 태도와 가치관이 일관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와 너에 대한 기준이 달랐다. 그래서 요즘은 내가 누린 것들이, 내가 이룬 것들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도 든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반사적으로 당연히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가고 싶다. 이런 심리가 당연한 건지, 올바른 건지, 옳지 않은 건지 조차도 내가 판단하지 못할 것 같다. 아니, 두려워서 판단하지 않는 것에 가까운 것 같다.
이 글을 통해 말하고 싶은 걸 나도 잘 모르겠다. 나는 내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정리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고 싶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그 가치관에 위배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근데 이 글을 쓰면서 느낀 건 벌써 내가 추구하는 삶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잘 모르겠다.... 원래 쓰고자 했던 주제에서 많이 벗어난 감이 있지만 내 생각을 정리하는 지금이 슬프면서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