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이 되어가도록 한쪽 턱관절이 아팠다. 통증으로 먹는 즐거움이 줄어서 슬펐다. 나는 살기 위해 먹는 존재가 아닌, 먹기 위해 살고 싶은 큰 포부를 가진 존재였나 보다.
반전은 거의 못 먹고 지낸 줄 알았는데 몸무게는 아프기 전보다 훨씬 늘었다는 것이다. 투입과 산출의 계산 결과가 예상과 다른 건 명왕성을 행성이 아니라고 밝힌 과학의 영역에 물어봐야 할 일인 듯하다.
어찌 되었건 내 통증의 시작은 하품이다.
하품하며 입을 벌리다 턱관절에 무리가 갔나 보다. 하품은 산소 부족, 몸의 pH유지 등 원인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나는 매일같이 알게 모르게 하품을 하고 정작 이유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내가 하품에게 간파당했듯 나도 한편으로 하품이란 녀석을 간파하고 있다.
그 하나는 하품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아마 행동력은 바이러스보다 빠를지도 모른다. 하품 생각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나는 다시 하품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품은 공기를 통해서도 다시 하품을 옮긴다. 대학로 가는 버스 안에서 하품을 하니 내가 앉은 좌석 앞에 서 있던 사람도 곧이어 소리 내어 하품하며 입이 닫히는 소리를 낸다. 그 다음으로 누군가 바톤을 이어 받았을거라 확신한다.
또 하나 간파한 사실은 하품은 오해를 부르는 녀석이라는 점이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재채기처럼 튀어나오는 그 녀석이 상대방과의 이야기 중에 꿈틀거릴 땐 난감하기 짝이 없어 신께 절로 기도를 하게 된다.
"하품으로 제가 지루해한다고 오해하지 않게 해 주세요."
물론 가끔은 그 내용이 "제가 지루해하는 걸 들키지 않게 해 주세요." 일 때도 있긴 하다.
어느 쪽이든 하품이 입 안에서 삭게 되기를 바라며 발가락을 괜스레 꿈틀거려본다.
그러니 내가 행여 그대를 만나 반짝거리던 눈이 촉촉해지고, 입은 오물거리듯 들썩거리고, 발가락은 꿈틀거리는 날 보게 되더라도 그 녀석이 불러오는 오해에 그대가 휘말리지 않기를 각별히 당부해 둔다.
날 아프게 하고, 과학적 산출에 어긋나게 하고, 전염을 일으키고, 오해를 부르는 이 난감한 녀석에 대해 나는 지식인답게 더 파헤쳐보았다.
사전에서는 '졸리거나 고단하거나 배부르거나 할 때, 절로 입이 벌어지면서 하는 깊은 호흡'이라고 한다.
깊은 호흡...
그렇다. 호흡하는 살아있는 존재들은 하품을 한다.
강아지도, 고양이도, 나도 하품을 한다.
우리는 살아있는 것이었다.
이 생명력으로 나는 꿈과 희망을 들이쉬고,
현실과의 오차를 조정해 뱉어내길 반복해 왔던 것이었구나!
이 글을 쓰면서 몇 번이나 깊은 호흡을 해대었는지 턱이 다시 아파 오지만 이젠 개의치 않기로 한다.
그래, 나는 살아 있다.
오늘도 애쓰며 무탈하게 여기까지 잘 이르렀다.
이제 입이 찢어지도록 마음껏 깊은 호흡을 하자.
너도 나도 하품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