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추운 시간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던 너
아끼고 아꼈건만
발진이 돋아난 몸처럼
보풀자락이 온몸을 덮었다.
내 마음의 열병을
대신 짊어지고 가려는 것처럼
내 마음 꿰뚫고 매만지며
만나고 헤어질 때를 알고 있는 자처럼
우리의 생기가 흐르던 시간은
꿈꾸던 내일이 어제가 된 기억 속에
살아있다 말하듯
네 포근함은 여전한데
이제 서로 추해질 일 뭐 있느냐고
쓸모를 다해 벗겨진 허물처럼
체념한 듯 추욱 늘어져있다.
내 열병을 옮겨 가져간 너를
부끄러운 내 민낯의 시간을 가려준 너를
옷장에 넣지도
버리지도 못한 채
어지러운 내 마음처럼
아직은 한쪽 구석에 그냥 남겨두고
몸을 웅크려 이불 속에 나를 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