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터

by 김진희

내 추운 시간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던 너

아끼고 아꼈건만

발진이 돋아난 몸처럼

보풀자락이 온몸을 덮었다.

내 마음의 열병을

대신 짊어지고 가려는 것처럼


내 마음 꿰뚫고 매만지며

만나고 헤어질 때를 알고 있는 자처럼

우리의 생기가 흐르던 시간은

꿈꾸던 내일이 어제가 된 기억 속에

살아있다 말하듯

네 포근함은 여전한데

이제 서로 추해질 일 뭐 있느냐고

쓸모를 다해 벗겨진 허물처럼

체념한 듯 추욱 늘어져있다.


내 열병을 옮겨 가져간 너를

부끄러운 내 민낯의 시간을 가려준 너를

옷장에 넣지도

버리지도 못한 채

어지러운 내 마음처럼

아직은 한쪽 구석에 그냥 남겨두고

몸을 웅크려 이불 속에 나를 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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