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두 개

by 김진희

빼꼼 문이 열린다.

들어섬과 동시에 나를 바라보는 어르신의 고개는 언제나처럼 15도 정도 살짝 기울어졌다 미소와 함께 다시 세워진다. 눈이 마주치고 내 얼굴에도 웃음이 따라 번진다.

"어디 한번 봐요. 에구, 더 예뻐졌네."

하시는 어르신의 인사말도 여느 때와 같다.


처음 뵌 지 1년이 훌쩍 넘은 어르신이고, 한두 달에 한두 번씩 뵙는 횟수를 감안해 보건대, 그분 말씀대로라면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날로 미모 갱신 중인 셈이다. 출근길 백미러를 보면서 왜 이리 피부는 꺼칠하며, 얼굴은 못나 보이는 것이냐며 내 자신에게 푸념하던 오늘 아침 일이 떠오르면서, 나는 이제 어느 편의 말이 맞다고 손을 들줄까 고민하는 솔로몬의 심정이 된다.


그리고는 책상에 놓인 초콜릿 두 개.

이것들은 책상 위에서 반대로 행해지는 줄다리기 게임처럼 서로에게 밀고 또 밀어지고가 몇 번 반복되다 결국 내 손 안에 쥐어진다.


그러면서 나는 생각한다.

이 칭찬의 에너지와 애정이 담긴 초콜릿을 대체 그 어디에서 얼마만큼의 돈과 맞바꾸는 게 가능이나 하겠는가 하고...


유튜브에서 추천한 울쎄라를 한번 받아볼까 하던 고민은 스르르 꼬리를 감추었다.

이 초콜릿에는 피부과에서도, 정신의학과에서 해결해주지 못할 '불로장생'과 '자존감 향상'이라는 놀라운 효능이 들어있는 게 확실하다.


방문객들의 주술 같은 확언, 혹은 믿고 예언한 대로 된다는 피그말리온 효과가 맞는 거라면 중년에 이른 내 미모는 날로 역변과 갱신을 거듭하여 지하 60층쯤에서 한 층 한 층 올라와 이제 지상 라인에 근접해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자존감만은 적어도 이미 지상 위에 안착해 있지 않은가 한다. 아무래도 초콜릿의 특별한 효능이 작동 중인가 보다.


오늘도 방문객들은 오고 가며 지혜와 관용으로 날 키워내신다.

조금 전 어르신이 내게 그러하셨듯 나는 15도 정도 고개를 비틀어 보인 채 창가에 고요히 꽃을 피워낸 호접란을 향해 씨익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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