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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군 Jan 15. 2022

인생의 즐거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2021년에 배운 것 [2]


[이제야 정리하는 2021년 연말정산 (2)]


‘비트윈', ‘타다’ 등의 서비스를 런칭한 VCNC 박재욱 대표님이 자신의 블로그에 매년 올해의 배움 10가지를 정리하여 올리시는 것을 보고, 나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10가지를 꾸역꾸역 뽑아보려고 했는데, 왠지 지어내는 기분이 들어서 (정확히 말하자면 1년 동안 배운 게 열 가지가 채 안 돼서)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각 파트를 빽빽하게 채웠다. 막상 글을 써놓고 보니 ‘배움’이라기보단 한 해 동안 매달린 화두와 질문들, 연말정산에 가까운 듯한 느낌. 그래도 차근차근 정리해보니 좋았다.





인생의 즐거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군대에 온 이후로는 즐거움을 극도로 제한하는 환경에서 살아가야 했다. 자취하면서 술과 늦잠, 불규칙한 생활과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살던 생활에서 혼자만의 시간도, 공간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매일 울면서 지낼 수는 없는 노릇, 이 안에서 새로운 즐거움과 행복, 취미들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주말마다 선후임들을 모아 풋살을 하고 있고, 연등시간마다 싸지방에 올라와 노션을 정리하고 온갖 글들을 읽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의 행복을 찾고자 했고 꼭 지키고 싶은 사소한 행복들은 지켜내고자 했다(물론 군생활이 행복하다는 건 아님).


 휴가를 나가서는 갇혀 있던 시간만큼 해방감이나 순간순간의 행복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오히려 행복의 총량은 비슷했던 느낌? 묘하다. 결론은 행복도 능력이자 자질이라는 것. 능력과 자질이 좋을 수록 행복하다는 뜻이 아니라, 행복해질 수 있는 태도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고 찾아나서고 시도하고 가꾸는 만큼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요리든 여행이든 운동이든, 저마다 행복의 방식이 있고 그것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가지 덧붙이면 ‘따릉이’는 분명 21년의 발견이었다. 가장 행복했던 여행의 순간들마다 따릉이가 꼭 있었다. 벚꽃 피는 4월의 여의도공원, 두번째 휴가에서의 월드컵공원, 뚝섬과 동대문... 그동안은 무서워서 타볼 생각도 안 했었는데, 명자씨 덕분에 큰 즐거움 하나를 배웠다. 새로운 도구를 하나 찾은 느낌이고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하는 새로운 방식이 생긴 것 같아 참 좋았다. 언제나 내게는 버스, 지하철, 도보 세 가지 선택지(급할 땐 택시)뿐이었는데 요즘은 따릉이로 갈 수 있는지 먼저 알아보게 된다. 아마 전역 이후에는 자전거를 하나 살 것 같다.





종로에서 동대문까지 따릉이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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