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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군 Jan 15. 2022

작가/연출가는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

2021년에 배운 것 [3] 


[이제야 정리하는 2021년 연말정산 (3)]


‘비트윈', ‘타다’ 등의 서비스를 런칭한 VCNC 박재욱 대표님이 자신의 블로그에 매년 올해의 배움 10가지를 정리하여 올리시는 것을 보고, 나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10가지를 꾸역꾸역 뽑아보려고 했는데, 왠지 지어내는 기분이 들어서 (정확히 말하자면 1년 동안 배운 게 열 가지가 채 안 돼서)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각 파트를 빽빽하게 채웠다. 막상 글을 써놓고 보니 ‘배움’이라기보단 한 해 동안 매달린 화두와 질문들, 연말정산에 가까운 듯한 느낌. 그래도 차근차근 정리해보니 좋았다. 





작가/연출가는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



20년 2학기에 ‘공연예술미학’ 수업을 들으며 연극에서의 재현의 윤리에 대한 비평을 쓴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역사와 주제를 다루는 창작자의 윤리/태도는 항상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화두였다. 창작자는 무엇을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 작가는 '책임질 수 있는 이야기'만 해야 하는 것인가. 이야기에 대해 작가가 '책임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야기하는 자의 윤리에 대해서 계속 고민해보게 되었다. 자크 리베트의 <천박함에 대하여>를 비롯해 다양한 텍스트를 읽으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고 아직 어렵지만 무언가 자라나고 있다는 마음까지는 들었다. “재현은 가능한가? 불가능한가?”라는 차원의 질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다. 재현이 가지는 윤리적, 도덕적 책임에 대해 숙고하면서도, 거기서 멈추지 않고 기어이 그 무게에 걸맞는 재현과 표현의 방식을 찾아내고 싶다. 여전히 나는 ‘비극의 형식’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대상을 보여주는 것이고 동시에 어떤 편견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대상에 대한 묘사와 대상에 대한 편견은 서로 너무나 밀착해 있어 떼어놓을 수 없는 한 쌍과 같다"
                                                      자크 리베트, <천박함에 대하여>* 



 올해도 공부는 계속될 것이다. 국방부에서 지원하는 자기개발비로 제값 주고는 절대 사지 않았을 두꺼운 전공책들을 구입했고 차근차근 해나가보려 한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움직이는 공부를 하고 싶다. 



 *<천박함에 대하여>의 번역은 Gorae님의 번역을 참고했습니다. 

    번역 원문 링크 : [https://jewhalewhile.tistory.com/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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