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런 영화 좋아했구나?

<핸섬가이즈>

by 진 jin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전혀 핸섬하지 않은데 '핸섬한 남자들'이라고 주장하는 두 남자가 있다. 주연배우들의 라인업만 봐도 핸섬하지 않다고 주장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영화적 설정이긴 하나 두 연기파 배우를 억지로 망가뜨려 못생겼다고 하는데 여기서부터 실소가 나온다. 저 두 사람은 현실 기준에서 보자면 너무나 매력적인 남자들이니까.


개인적으로 이성민 배우, 이희준 배우 둘 다 정말 좋아하는 배우들이다. 다른 무엇을 차치하고 일단 연기를 너무너무 잘하는 베테랑 배우들이니 더 말해서 무엇 할까. 이 두 배우는 그냥 믿고 보면 되니 시청할 작품을 고를 때 고민할 수고를 덜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선 & 악역 모두 완벽하게 소화하는 배우들이고, 외모 기준으로 봐도 어디 가서 떨어지는 외모가 아닐 텐데, 굳이 핸섬하지 않다고 주장하니 그렇게 받아들일 수밖에.


일단 이런 영화적 설정을 받아들이고 나면 그다음은 101분 동안 웃음과 공포를 마음껏 즐기면 된다. 적은 예산으로 제작한 흔히 말하는 '작은 영화'인데 이런 영화에 연기는 물론이고 유명세까지 있는 배우들이 출연했다는 것도 놀랍고, 그들이 펼치는 연기의 놀이판에 함께 낄 수 있으니 영화 관람을 통해 소확행까지 노릴 수 있다.


이 두 주연 배우뿐만 아니라 조연으로 등장하는 배우들도 모두 다 훌륭했다. 공승연 배우는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아름다운 배우이다. 그 예쁜 얼굴에서 저렇게 찰진 욕이 튀어나올 줄이야. 어색한 조합이 더 웃긴다. 박지환 배우는 그냥 보고 있으면 감탄사가 방언처럼 터져 나온다. 천만 영화인 <범죄도시>에서 장이수 역은 워낙 유명한 캐릭터라서 이제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만하다. 오히려 박지환이라는 실명으로 불리기보다 장이수라는 이름으로 대중에게 더 많이 알려지지 않았나 싶다. 그가 결코 미남은 아닌데도 출중한 연기 실력 때문일까? 너무나 매력적인 배우이다. 앞으로 또 다른 많은 작품에서 그의 연기를 자꾸만 더 기대하게 만든다.

common (12).jpg 출처 : 네이버

물론 연출도 좋았지만, 이 영화는 배우가 거의 다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만해!"하고 외치고 싶은, 춤추는 이희준 배우의 엉덩이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박지환 배우의 그 뚝딱 좀비의 몸짓, 자빠지기 신공을 보여주는 공승연 배우의 몸 연기까지.


뭘까 이 영화는? 웃기는데 무섭고, 무서운데 재미있다. 완전히 망가진 두 주연배우를 따라가다 보면 시종일관 아이러니와 오해의 연속이다. 자칭 터프한 미남과 섹시한 미남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자꾸만 사건에 휘말린다. 감독이 의도적으로 배치한 디테일과 배우들의 대사는 웃음 폭탄을 여기저기에서 빵빵 터트린다. 그 치명적인 외모와 그들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미친 상황들이 클라이맥스로 마구 몰고 간다. 끝이 날까 싶게 계속 꼬이는 상황들이 보는 사람들의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니까 종잡을 수가 없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까지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게 이 영화의 장점이다.


15세 이상 관람가인 만큼, 사람이 죽어 나가도 적나라하고 노골적인 장면이 없어서 좋았는데, 고어 영화마니아라면 별로일 것 같기도 하고 호불호가 갈리긴 하려나.


예년보다 더 무덥고 길다는 여름이다. 모든 영화가 다 진지할 필요는 없으니까, 코미디영화는 코미디영화만의 역할이 있으니까 두 시간 동안 마음의 부담 같은 건 내려놓고 즐겨봅시다. 자, 그럼 OTT로 다 같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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