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시간의 여백을 찾아가는 두번째 이야기.
"어렵사리 편안했다."
그렇게 처음 혼자 떠난 강릉 여행.
혼자만의 시간은 아이러니 하게도
어떻게든 지나갔고, 어렵사리 편안했다.
이 문장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어려웠던 것이라면
- 나만 혼자인 식당에서 혼자 밥먹기
- 괜스레 내가 어떻게 보일까 신경쓰기
-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내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
- 혼자 카페에서 덩그러니 할 것이 없는 시간들
- 불쑥 올라오는 공허함과 외로움의 감정
편안했던 것이라면
- 나를 판단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
- 오롯이 내 결정에 따라 내 시간을 쓴다는 것
- 바다 앞에서의 자유로운 내 모습
- 비효율적이어도 괜찮다는 마음
- 낯선 여행지에서 슬며시 느껴지는 해방감
낯선 여행지에서 혼자만의 감정들은
꽤나 다채로웠고, 어려웠고, 갑작스러웠다.
막막하고, 공허하고, 비효율적이면서도
거기서 묘한 해방감과 자유로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니, 때론 편안하기까지 했다.
이런 나 자신을 참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를 참 몰랐구나.'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너'를 마주한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돌보고, 사랑하고
싸우고, 다시 화해하고 그렇게 살아간다.
그런데 왜 나 자신과는 그러지 못했을까.
다른 누군가보다 어쩌면 가장 가깝고
가장 오래 부둥켜 안고 살아가야 하는 존재인데.
그걸 강릉 바다에서 깨달았다.
그렇게 처음으로 내가 차린 고요에서
많은 것들을 얻고 돌아갔다.
나의 혼자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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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이야기는 계속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