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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뉴작
May 14. 2023
ep.66 'NO' 공간의 어리석은 혜택
인터넷상에서 NO 공간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갑자기 공간에 대한 논란을 보고 있자니,
선과 악의 경계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일상생활에서도 우리는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한 순간을
경험한다.
2014년 우리 사회엔 NO 키즈 존이라는 것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NO 키즈존, 말 그대로 4세에서 13세
미만 영유아 및 아동들의 출입을 금한다는 뜻이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은 ‘아이가 있는 게 무슨 죄
냐?’
‘아이 데리고는 커피도 못 마시고, 식당도 못 가느냐’며
노키즈존 사장들을 악인이라 질타하는 여론이 많았다.
반면, 카페나 식당에서 아이들의 시끄러운 소음 없이
즐겁게 즐길 권리가 당연히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노키즈존 사장들을 선구자라 칭하며 선인이라 말했다.
누군가는 들어갈 수 있고, 누군가는 들어갈 수 없는
이 공간에 대해
누구에겐 선하게 또 누
구
에겐 악하게
비치고 있는 현실이다.
2023년 여전히 우리 사회엔 NO 키즈존이 존재한다.
심지어 외신 보도를 통해 알게 된
우리나라 NO 키즈존 숫자를 보고
나 또한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워싱턴포스트는 12일(현지시간) 한국에
500개의 '노키즈' 구역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어린이 출입이 당연히 금지되는
술집과 클럽 등은 제외한 수치다.
물론 워싱턴 포스트는 "어린이 출입 금지는 비단 한국에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미국을 비롯해 영국, 캐나다, 독일 등에서도
이미 이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일본항공(JAL), 말레이시아 항공,
인도의 인디고 항공 등 일부 항공사는
영유아와 떨어진 좌석을 고를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한다. 고 보도했다.
2014년 노키즈존이 생겼을 당시엔,
우리 아들도
6
살쯤이었던 것 같다.
나 역시
아이를 데리고
노키즈존은 갈 수 없는 입장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아이가 무슨 죄라고?’
거기에 더하면 ‘ 아이가 있는 사람이 무슨 죄냐?’며
반감 아닌 반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좀 더 얘기하자면, 모든 아이가 다 시끄럽게 구는 것도
아니고, 순한 아이들도 분명 있을 터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이런 상황들은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울고, 떼쓰고 소란을 일으키는 아이들을
가만히 내버려 두는 어른들의 태도가 더 문제지 않나?라는 생각 역시
들었
다.
게다가 아이를 키워본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아이가 달랜다고 꼭 달래지지만은 않는 것이고,
하지 마란다고 가만히
있는
어린아이들이
대다수일 수 없다는 것 또한 경험치로 안다.
그러니, 아이를 키워본 입장에선
설령, 어느 카페나 식당에 가서
아이들의 소란을 겪더라도.
조금의 이해와 인지상정은 있을 수 있었다.
생각해 보면, 노키즈존이라며
이걸 신조어라고 말하고, 얘기하는 것에 대해
무언가 불안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결국 NO라는 공간이 훗날엔 다른 영역으로
퍼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지난주엔 결국 NO 시니어존이 생겨났다.
노 시니어존은 60세 이상 어르신은 출입을
제한
한다 했다.
심지어 이 카페를 사진으로 보니,
‘애완견은 환영한다’라는 문구도 보였다.
물론, 이 카페 주인의 고충 사연이 기사에 소개되긴 했는데,
60세 이상의 노인의 입장에선,
‘동물은 되는데 사람인 우리는 왜 안되느냐’며
카페 주인을 악인처럼 대할 것이고,
반대로 안하무인 노인들의 행태를 보고 싶지 않아 하는
카페 손님들 입장에선 카페 주인을 선인으로 대
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게 있다.
공간에 대해 누군가를 적대적으로 대하는 출입금지는
그에 해당하는 사람들 자체에게도
우리 사회가 나쁜 프레임을 씌워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모든 아이가 그렇지 않고,
모든 노인이 그렇지 않더라도,
NO라는 공간은 결국
선택된 누군가의 혜택이라고 보기엔,
어리석은 혜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우리도 언제 그 누군가에 해당될지 모른다.
나는 절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
지금은 아닌 결코 아닐 것이라 말하는 누군가들도
미래에 아이를 낳게 될 수도 있고,
역시 우리 모두는 노인이 된다.
이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문득 이번 여행에서 목격했던
한 식당이 생각난다.
< '괌' 차모르 야시장 내 이름 모를 식당 >
지난 연휴 가족들과 서태평 양의 괌을 짧은 시간 갔다 왔다.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차모르 야시장을
운 좋게 날짜가 맞아 구경했다.
석양이 질 무렵.
한 식당에서 밴드의 연주와
시끌벅적한 노랫소리가 들려
그 식당 근처로 갔는데,
밴드를 연주하는 분들은 다 노인들이고,
흥겹게 연주가 흘러나오니,
노인들이 한 명 두 명 나와 식당 중앙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내가 사진으로 담은 이 장면은
처음 부분이어서
노인
한
커플만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 식당 내 많은 노인들이
서슴없이 나와 흥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더욱 시간이 지나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같은 공간 안에서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스스로들 잘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은 괌의 흔한 일상인 것 같은데,
문득 우리나라를 갑자기 대입해 보니,
남녀노소 더불어 이렇게 노래를 하고
춤을 추는 것이 자연스럽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구분 짓기 시작하면,
더없이 세밀하게 구분 짓기
될 것이다.
지금도 우린 서로의 신념과 생각의 다름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자세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데,
‘NO’라는 이름을 앞세워
자신들만 혜택을 받으려 한다면,
결국 그 선택적 혜택의 소외자가
언젠가 우리 모두가 될 수도 있다는 현실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제발 멀리 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
< 오늘의 속삭임>
고민과 문제를 혼동하지 마라.
고민은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애를 태운다는 뜻이고,
문제는 해답 혹은 해결이 요구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고민이 어떤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고민은 중지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 세이노의 가르침 ‘ - 세이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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