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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작 Apr 16. 2023

ep65. 확률 집중의 지혜

아들이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무슨 파트를 풀고 있나 봤더니, 확률 파트다.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아들에게  

‘확률을 짧게 정의해서 말하면?’이라고 물어봤더니,

녀석은 문제를 풀면서 명료하게 나에게 답을 준다.

“전체 사건이 일어날 경우 중에 

특정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지.  그게 확률이야.”



주말, 지인들과 브런치 모임을 했다.

브런치 메뉴는 카이센동이었다.

브런치라 하니, 

흔히들 말하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프렌치토스트에 

버터와 메이플 시럽을 곁들인 팬케이크. 

그리고 샐러드와 에그 스크램블이 

떠 올랐을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카이센동이었다.

몸을 생각해서 극강의 탄수화물보다,

칼로리도 좀 낮고, 건강에도 더 좋지 않겠냐는 마음과.

무엇보다 맛있는 집이기에 우리는 카이센동을 먹기로 했다. 

아메리칸 스타일의 브런치보다 

카이센동이 더 몸에 좋을 것이라는

믿음의 확률이 더 컸기에 

우린 만장일치로 이 메뉴를 선택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 오복수산 참치 카이센동 > 


카이센동을  계속 먹다 보면 느끼할 법도 하지만,

그 느끼함을 잡아주는  맛의 한 수는 ‘김’이다.

김과 같이 찍지 못한 사진의 아쉬움이 있지만, 

아무튼, 김과 짜지 않은 간장과 

그리 맵지 않은 고추냉이의 조화.

이렇게 카이센동은 담백하고, 깔끔해서 좋다. 

카이센동을 먹으면 그냥 건강해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

포만감도 적정해서 식사 후의 기분도 좋다. 

비가  오는 날은 회를 먹지 말라고도 하지만,

비가 약간 부슬부슬 오기도 한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참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발견한 문구.

                                      < 여의도 오복수산 참지 매장 입구 >

 

‘우리 브랜드 전 매장에서는  

일본산 수산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내가 이 음식점을 간 이유가 

굳이 이것 때문은 아니었는데,

나오면서 발견한 이 문구를 보고,

같이 간 다른 지인들은

'이 음식점은 역시 괜찮아.' 하며, 

다음에 또 오자고 했다.

일본산 수산물을 사용 안 하다는 이 문구에 말이다. 


요새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로

국내 수산물에 대한 공포심이 드는 사람들이 

점점 더 생겨나는 건 사실이다.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도 

수산물에 대한 걱정스러운 글들이 자주 눈에 띈다. 

그렇다 보니, 어느 정도 유명하고 고급진 음식점 들에선

이런 문구를 문 앞에 세워 놓기 시작한다.

내가 주말에 발도장을 찍은 여의도의 이 음식점처럼 말이다. 

특히 수산물을 사용하는 음식점들은 더욱 그렇다.

사실, 우리나라에 현재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들어오고 있는 건 아닌데,

일말의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는 

그 확률에 우리는 불안과 공포심을 갖고 있다.


지난주에  난 기사만 봐도 그런 현상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일본산 참돔을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한 수산물 판매업체들이 

경찰에 붙잡힌 사건이다. 

14일, 보령해양경찰서는 보령시청과의 합동 단속으로 

외국산 수산물을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한 

수산물 판매업체 세 곳의 업주들을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충남 보령지역 수산물 판매업주들인데,  

일본산 참돔을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했다. 

후쿠시마산 참돔도 아니고 

그 주변 참돔도 아니었을 터인데,

그리고 방사능 통관 과정도 거쳤을 것인데, 

이미 시민들의 머릿속엔 일본 어느 해역이든 

수산물의 방사능 노출 확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서서히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아니나 다를까? 

보령해경 관계자 인터뷰는 다음과 같았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수산물 먹거리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관광지 인근 수산물 시장, 횟집, 가공업체 등을 대상으로 

수산물 원산지 거짓 표시 등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단속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현행법상 원산지를 거짓 표시하거나, 

이를 혼동하게 판매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데, 

결코 처벌이 약하지만은 않은데, 

그걸 감안하고 업자들이 이런 행위를  할 정도로라면  

민심의 대다수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하는 것 같다. 


나도 남편과 아이에게 요리를 해주고, 

밥상을 차려주는 주부다.

우리 가족은 외식을 할 때, 

고기보다 생선회 종류를 더 좋아하기도 한다.

사실, 지금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 

그렇게까지 공포가 있진 않지만,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는 시점에 

전혀 불안감이 없다는 건 거짓말일 것이다.

다만, 판단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긴 하다.

안전하다는 확률이 어디까지인지 

판단할 수 있는 지혜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확률에 도움이 될만한 한 가지 팁을 

여러분께 알려주면, 

지난주 12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발표한

수산물 방사능 검사현황 서비스인데,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누리집을 통해 

주 2회 공개한다고  했다. 

수산물 방사능 검사 결과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한 

‘방사능 검사현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이전에는 검사 결과를 한글 파일로 올렸던 만큼 

별도로 문서를 내려받아야만 확인할 수 있고, 

특정 품목이나 지역, 기간을 지정해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 이용이 불편했는데,

이제는 특정품목, 지역, 기간도 지정할 수 있어 

간편하게 방사능 검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일말의 확률 판단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참조 사이트 링크를 첨부한다. 

http://www.nfqs.go.kr/hpmg/data/actionRadioInvestStatusForm.do?menuId=M0001144

( 해양수산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결국 우리는 서서히 다가올지도 모르는 위기 속에서 

현명한 확률 판단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알 수 없는 공포 속에서  불안해하지만 말고,

안전하고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기에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일에 지혜로워지자. 

어느 때보다 

확률에 대한 지혜로움이 필요한 시점이다. 



< 오늘의 속삭임> 


인간은 신이 아니고, 

세상은 천국이 아니다.

세상은 문제투성이고, 

삶은 온전하지 않다.

당연하고 완전한 것은 없다.

그러니, 세상을 문제와 답으로 

재구성해 볼 수 있어야 한다.

물어야 한다.

이 사태가 문제라면,  답은 무엇인가?

이 사태가 답이라면 문제는 무엇인가?

그래야 상황을 이해하고,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 김영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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