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이기대 둘레길 전망대에서 >
추석 연휴 첫날, 우리 가족은 오전 9시쯤 출발했는데,
역시나 10시간 가까이 걸려
오후 7시 언저리쯤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10년 넘게 명절 때마다 부산을 오간 경험치로
대충 머리를 굴려 시간대를 잘 맞춰서 가긴 갔는데,
이번엔 체력과 여건이 여의치 않아,
오전에 출발하는 어쩔 수 없는 일이 벌어졌네요.
운전대를 잡은 신랑은 멀티 네비를 켜 놓고,
고속도로는 택도 없고,
국도를 여기저기 통과하는 전략을 짜며
그나마 경치 구경에 잠깐 한숨을 돌리는 마음으로
길고 긴 도로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국도로 가면 휴게소가 고속도로에 비해
너무 안 좋은 단점이 있긴 합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를 즐기는 맛도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부산까지 10시간 가까이 걸린 건,
진짜 오랜만에 경험해 보는 것 같네요.
10시간 가까이 도로 위에 있다는 건 참 힘든 일 같긴 합니다.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할 수 있기도 하죠.
그 덕에 전 몸살이 나서 연휴 기간 감기가 세게 온 것 같습니다.
< 부산 센템 영풍문고 >
이번 연휴에 부산에 국내외 관광객들이 진짜 엄청 많았습니다.
해운대 바닷가엔 해수욕과 비치 발리볼을 하는 외국인들도 많았습니다.
비치 발리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더라고요.
전 계획했던 대로 추석 다음날, 부산 센텀 영풍문고로 달려갔습니다.
부산 센텀 영풍문고는 센텀 신세계 백화점과 연결된 센텀몰 안에 있어서
백화점 오픈시간에 맞춰 오전 10시 30분에 문을 엽니다.
역시나 북적이는 인파 속을 뚫고 가봤는데,
서점에도 사람들이 다소 많았습니다.
입구가 양방향으로 되어 있는데
제가 들어서자마자 에세이 베스트 가판대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어디서 많이 본 책이 놓여있더라고요.^^:
순간 엔도르핀이 용솟음쳤습니다.
이렇게까진 아닐 줄 알았는데,
아무튼, 신기방기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흔, 오늘의 속삭임'도 저를 반겨주는 기분이었습니다.
선물하기 좋게 이곳도 다수의 에세이들은
비닐 포장을 해놓았더군요.
제 책도 역시 비닐 포장이 되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소리칠 수 없는 기쁨의 기분이랄까요?
아침부터 달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부산 센텀 교보문고 >
다음날엔, 부산 센텀 롯데백화점 안에 있는 교보문고로 달려갔습니다.
부산 센텀엔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이 나란히 있습니다.
롯데 백화점은 신세계 백화점보다는 다소 한산합니다.
국내에서 제일 큰 부산 센텀 신세계 백화점보다는
규모에서 밀려서 그럴 수도 있는데,
안에 교보문고는 책 읽기 아주 좋게
요런 테이블들이 서점 안 카페 안에 마련되어 있어서
혼자 와서 책 읽기 아주 좋게 되어있답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 분위기를 좋아하긴 합니다.
창가 쪽에도 1인 테이블들이 있어서
아침부터 책 읽으러 온 사람들이 다소 있었습니다.
이곳에선 제 책이 가판대에 꽂혀 있더라고요
저도 1시간가량 머물며 제 책도 이렇게 찍어보기도 하고,
다른 책들도 좀 살펴봤습니다.
연휴 다소 체력적으로 지치기도 했는데,
힐링모드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오전에 오픈하자마자 서점에 가보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대형서점 안이 한산할 때 느껴지는 평온한 온도가 있거든요.
배경음악으로 클래식을 틀어주기도 하니까,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도 좋은 공간입니다.
부산에서 녀석들을 마주하는 기분은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어차피 가야 할 먼 길이었긴 하지만,
이번엔 더욱 신이 나는 기분도 덩달아 들었습니다.
소설가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누군가에게 이해와 사랑을 받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선물'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전 요새 기적 같은 선물을 받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그 기분을 또 다른 누군가들에게 나눠줘야 할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10월의 문이 열렸는데,
이번 달도 이해와 사랑으로 가득 찬 한 달이 되길
진심으로 또 바라봅니다.
이 좋은 가을에 모두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