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이란, 그래프가 오목에서 볼록으로, 또는 볼록에서 오목으로 바뀌는 지점을 칭하는 용어다.
'변곡점'이라는 용어의 적용 범위를 수학을 넘어 인생으로 확장시키면, '인생을 크게 바꾼 사건'을 뜻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쓰이는 변곡점의 의미는 후자에 더 가깝다.
나에게 변곡점이란, 내가 삶 또는 창작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만들어준 작품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쉽게 말하면, 세상을 보는 새로운 렌즈를 얻었다는 의미다.
필자가 이 '변곡점들'이라는 이름의 매거진을 연재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내가 나에 대해 좀 더 잘 알기 위해서다.
글을 쓴다는 건 죽어있는 글자에 의미를 불어넣어 재창조하는 과정이다.
여기서 죽어있는 글자에 부여하는 의미는 조금 더 '나'에 대한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객관적인 의견과 생각은 잠시 내려놓고, 주관적인 생각을 더 많이 전개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기를 바라며 말이다.
두 번째는, 나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이 조금 더 늘어났으면 하는 욕심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것이 꼭 잘 만든 영화처럼 의미 있는 것들로만 구성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장면에 의미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큰 의미 없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건들도 있다.
그렇기에 변곡점들을 다 봤다고 해서 내 인생을 다 안다는 건 불가능하다.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걸, 남이 다 알 리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수학에서 변곡점들을 통해 그래프의 개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듯,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변곡점들을 통해 내 인생에 대해 대략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