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변곡점들

변곡점들, 머리말

by 조종인


'변곡점'이란, 그래프가 오목에서 볼록으로, 또는 볼록에서 오목으로 바뀌는 지점을 칭하는 용어다.

'변곡점'이라는 용어의 적용 범위를 수학을 넘어 인생으로 확장시키면, '인생을 크게 바꾼 사건'을 뜻하기도 한다.


이곳에서 쓰이는 변곡점의 의미는 후자에 더 가깝다.

나에게 변곡점이란, 내가 삶 또는 창작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만들어준 작품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쉽게 말하면, 세상을 보는 새로운 렌즈를 얻었다는 의미다.



필자가 이 '변곡점들'이라는 이름의 매거진을 연재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내가 나에 대해 좀 더 잘 알기 위해서다.

글을 쓴다는 건 죽어있는 글자에 의미를 불어넣어 재창조하는 과정이다.

여기서 죽어있는 글자에 부여하는 의미는 조금 더 '나'에 대한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객관적인 의견과 생각은 잠시 내려놓고, 주관적인 생각을 더 많이 전개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기를 바라며 말이다.


두 번째는, 나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이 조금 더 늘어났으면 하는 욕심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것이 꼭 잘 만든 영화처럼 의미 있는 것들로만 구성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장면에 의미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큰 의미 없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건들도 있다.

그렇기에 변곡점들을 다 봤다고 해서 내 인생을 다 안다는 건 불가능하다.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걸, 남이 다 알 리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수학에서 변곡점들을 통해 그래프의 개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듯,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변곡점들을 통해 내 인생에 대해 대략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기를 바란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