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설명했던 것과 같이 보험계리사는 보험상품에서 보장하는 담보의 위험률(통계)을 개발한다. 그런데 한번 위험률을 개발했다고 세월이 흘러도 개발했던 위험률을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다. 생활환경 및 의료기술의 변화 등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인해 개발한 위험률이 현재 적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현재 상황에 적합하게 위험률을 조정한다. 회사가 경험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한 위험률 또는 과거부터 판매했던 경험위험률을 회사에 맞게 조정한다 하여 해당 업무를 ‘경험위험률 조정’이라 한다. 경험위험률 조정으로 수정된 개발한 위험률이 회사 경험위험률이 되는 것이다. 위험률을 조정할 경우 현재 판매하거나, 판매했던 모든 상품의 보험료 및 준비금에 영향을 끼치므로 경험위험률 조정은 아주 큰 작업이며, 중요한 업무이다. 따라서 매년 조정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통 3~4년 정도 간격으로 위험률을 조정하는데, 요즘 그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론 위험률을 조정할 수 없다. 조정할 때 사용할 계약 데이터 및 사고 데이터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즉, 위험률 특성별로 일정 수준의 계약 건수 및 사고 건수 이상인 위험률만 경험 데이터를 활용하여 조정할 수 있다. 통계적 충분성은 실무적인 내용이라 생략하겠다.
경험위험률 조정은 크게 보면 간단하다. 해당 위험률로 나간 보험금과 들어온 보험료를 비교하여 조정하는 것이다. 물론 조정의 한도는 존재하며, 신뢰도를 반영한다. 지급된 보험금과 받은 보험료의 비율을 통계적 기법을 사용하여 조정률로 변환하고 기존 위험률에 조정률을 반영하여 조정될 위험률을 산출한다. 위험률 특성별로 세부적인 방법만 달라질 뿐이다.
이렇게 조정된 위험률은 향후 판매될 상품의 보험료를 산출할 때 바로 사용된다. 향후 판매될 상품뿐만 아니라 이미 판매한 상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갱신형 보험 상품을 가입할 때 ‘갱신 시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라는 주의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피보험자 나이가 증가하며 자연스럽게 사고 날 확률이 높아져 보험료가 높아지는 부분도 있지만, 위험률 조정으로 인해 보험료가 인상되거나 인하되는 부분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즉, 갱신형 상품의 경우엔 과거 가입했던 상품이라도 위험률이 조정되면 갱신 시 보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학기술이 진보하여 질병 진단이 수월해질 담보들은 세만기로 가입해두는 것이 좋다는 주장에 근거가 될 수 있다.
경험위험률 조정은 이미 판매한 상품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향후 판매될 상품에도 적용될 수 있어 보험사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특정 담보의 보험료를 낮추거나 높이고 싶을 때 손해율을 근거로 경험위험률 조정을 통해 어느 정도는 의도대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위험률 조정 주기가 짧아지는 이유도 보험사간 경쟁 및 손해율 관리 모두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