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신화를 이루며 살아나갈 것

도서 '연금술사'를 읽고

by 정진

1. 연금술사를 읽게 된 이유 (나의 귀인분의 추천)


전 직장에서 폭력적인 팀장을 만나 퇴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이 브런치북에 여러 차례 적었었다.

하지만 사실 저 팀장을 만난 것 자체는 내게 별다른 악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저 팀장에게는 상처를 받을 겨를이 없을 정도로, 나에게 훨씬 더 좋은 영향을 주신 훌륭한 상사분(실장님)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장님과 깊은 대화를 나누었던 기간은 약 3주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그분이 내가 지금껏 찾아 헤맸던 어른의 모습인 귀인임을 알 수 있었다.


내 생각에 귀인이라 함은, 단지 나를 더 좋은 모습으로 끌어올려주는 사람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충분히 괜찮다고 느끼게 해 줌으로써

내가 나를 덜 미워하고, 내 안에 숨어있던 나의 좋은 모습과 마음을 깨닫게 해주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나는 실장님과 대화를 나누었던 짧은 기간 동안, 처음으로 나 자신을 따듯하게 바라봐주게 되었으며

뿐만 아니라 많은 좋은 영향을 받았고, 시야가 트이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실장님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좋아하는 마음에 그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졌다.


여하튼, 그는 어느 날 내게 도서 『연금술사』를 추천해 주시며

소설 속 주인공이 몇 년에 걸쳐 찾아 헤매던 보물은

결국 보물을 찾기 전부터 이미 그의 옆에 있었다는 줄거리를 말씀해 주셨다.


나는 예전에 이 책을 한번 읽은 적이 있고, 같은 책을 두 번은 읽지 않는 성격이라 그냥 넘어가려다

퇴사하고 2주가 흐른 지금, 실장님의 말씀을 이해해 보고자 다시 한번 연금술사를 집어 들었다.




2. '연금술사'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



연금술사는 소설 속 주인공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아 헤매는 과정 속에서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 나가는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쓰기 전, 먼저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공유하고 싶어 적어본다.



"세상 만물은 모두 한가지라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자신이 원하는 게 무언지 언제나 알고 있어야 해. 잊지 말게."




"고통 그 자체보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더 나쁜 거라고 그대 마음에게 일러주게."

'무언가를 찾아가는 매 순간이 신과 조우하는 순간인 거야. 내 보물을 찾아가는 동안의 모든 날들은 빛나는 시간이었어.

보물을 찾아가는 길에서, 나는 이전에는 결코 꿈꾸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했어.'




*역자 후기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번역을 하는 동안 옮겨 적어놓고 삶의 고비마다 되새기고 싶은 구절들이 셀 수 없이 많았지만, 특히 늙은 왕이 산티아고에게 해준 이 말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을 것 같다.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일은 곧 우리 각자에게 예정된 진정한 보물을 찾아내는 일일 것이고,

코엘료는 그것이 바로 삶의 연금술임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3. 내가 내린 결론: 보물은 이미 내 안에 있었다. 깨닫기만 하면 됐을 뿐.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도달한 결론은,

'보물'은 이미 내 안에, 그리고 내 곁에 있으며

'자아의 신화'란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에서 이 보물을 찾아내는 일이라는 것이다.


즉, 무언가 엄청나고 대단한 것이 있는 게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삶을 하루하루 충만히 살아낼 때,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깨닫고 이루어 나갈 때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자아의 신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다.



희한했다.

이 책을 처음 읽었던 대학생 시절에는, 단순히 판타지스러운 이야기가 흥미로울 뿐이었는데

30대 중반이 되어 다시 읽은 연금술사에서는 삶을 통찰하는 결말을 꽤나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또한, 전에는 미처 보이지 않던 문장 하나하나가 읽히며 깊은 감동을 느꼈는데

아마 내가 그만큼 나이가 잘 들어가고 있다는 뜻이지 않을까 싶다.


실장님께서 내게 정확히 어떤 말을 전하고 싶어서 연금술사를 추천해 주셨는지는 사실 아직도 모르겠다.


하지만 13년 만에 다시 읽은 연금술사를 통해 나는

지난 시간 동안 내가 꽤나 성장했다는 기분 좋은 깨달음과 함께,

하루하루를 충만히 살아내고 있는 현재에

이미 자아의 신화를 이루며 살고 있다는 확신과 그에 따른 충족감을 얻을 수 있었다.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가며 충분히 잘 살고 있음을 깨달았으니

이제는 더 이상 길을 잃지 않고, 지금처럼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며 현재 그 자체만을 온전히 살아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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