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경주마에서, 리듬을 아는 지휘자로

독일에서 배운 '삶의 쉼표'

by ISTJ

육아휴직 중인 나는 계속 달리고 있다. 스스로를 '멈추지 않는 경주마'라고 불렀다.


한 손으로는 7살 아이의 가방을 챙기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4살 아이에게 숟가락질을 시켜야 했다. 머릿속으로는 남편의 퇴근 시간에 맞춰 저녁 메뉴를 계산하고, 동시에 브런치에 올릴 글의 주제를 짜냈다. 나의 하루는 '집중' 아니면 '초조'의 연속이었고, 쉼표는커녕 숨표조차 없었다. 이런 연속된 수축 끝에 남은 것은 아직도 해야할일이 남아있다는 사실이었다.


달리기만 하는 근육이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바로 경직(硬直)이다. 지치고, 고통스럽고, 결국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파열된다. 내 정신 상태가 바로 그랬다. '열심히 사는 엄마'라는 타이틀 뒤에는, 늘 불안과 피로에 절어있는 나 자신이 숨어 있었다.


그러다 김교수의 세가지 유튜브를 보며, 독일인들의 삶의 태도를 접했을 때, 나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강렬한 깨달음을 얻었다. 그들은 단지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라, '리듬'을 가지고 살고 있었다. 나는 왜 이렇게 쉬지도 못하고 나를 괴롭혔을까 하는 자책감과 함께, 드디어 이 지독한 달리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해방감이 교차했다.


‘빡세게 수축’ 후, ‘확실하게 이완’: 일상의 리듬감


독일인들의 일과 휴식의 분리는 거의 철학에 가깝다. 그들은 일을 할 때는 미친 듯이 집중하여 최고의 효율을 낸다. 하지만 일단 퇴근 시간이 되거나 휴가에 들어가면, 일 관련 이메일이나 전화를 일절 받지 않는다. 바로 이것이 내게 부족했던 '리듬감'이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이것은 '경계 설정(Boundary Setting)'의 명확한 실천이다. 우리의 뇌는 수축(집중)과 이완(휴식)을 명확히 구분해야만 다음 수축 때 에너지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나는 그동안 육아와 글쓰기라는 두 개의 수축 모드를 쉬지 않고 오갔다. 즉, 이완 없는 연속된 수축이었던 것이다.


나는 깨달았다. 진정한 효율은 '달리는 시간'이 아니라 '제대로 멈추는 시간'에서 나온다는 것을.


2. 스스로에게 휴식 명령을 내리는 힘: 아우토겐 트레이닝


독일인들이 일상적으로 활용한다는 '아우토겐 트레이닝(Autogen Training)'은 내게 큰 충격이었다. 이완과 휴식에 집중하는 자기조절 훈련법이라니!


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것은 '자기 주도적 쉼'의 실현이다. 보통 우리는 TV를 보거나 맥주 한 캔을 마시는 것을 휴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외부 자극에 의존한 '수동적 이완'이다. 아우토겐 트레이닝은 내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관리하고 회복시키는 '능동적 이완'이다.


나는 육아휴직을 핑계로 '내가 나를 돌볼 시간'을 계속해서 미뤄왔다. 하지만 이제 깨달았다. 아이들에게 최선의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이 평화로워야 한다는 것을. 내가 내 몸의 지휘자가 되어 '휴식'을 명령하는 훈련을 시작해야 했다.


[나의 작은 변화]: 그날부터 나는 밤 9시 30분, 아이들을 재우고 난 후 15분 동안 모든 것을 멈췄다. 핸드폰을 끄고, 소파에 기대앉아 온몸의 힘을 빼는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불안했다. '이 시간에 글을 한 줄 더 써야 하는데'라는 잔소리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의식적으로 "괜찮아, 지금은 이완의 시간이야"라고 되뇌었다. 1주일 후, 그 15분이 내 다음 날의 집중력을 30분 이상 늘려준다는 것을 체감했다.



3. 달리기 전에 지도를 그리는 습관: 독서카드와 체계적인 학습법


마지막으로, 독일인들의 독서카드를 활용한 체계적인 학습법은 내 글쓰기 방식에 대한 반성이었다. 나는 늘 '다작'을 목표로 무작정 달렸다. 떠오르는 생각을 휘발성 강한 초고로 빠르게 쏟아냈다.


하지만 독서카드는 책의 내용을 요약, 비판, 정리하며 정보를 내면화하는 '사고의 정지' 과정이다. 이는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동시에 키우는 매우 효율적인 메타인지 훈련이다.


나는 깨달았다. 내 글쓰기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달리기'가 아니라, '방향을 설정하는 멈춤'이라는 것을. 무작정 달리는 것이 아니라, 달리기 전에 지도를 완성하는 습관이 필요했다.



[나의 글쓰기 변화]: 이후 글을 쓰기 전에 반드시 '생각 정리 카드'를 만든다. 이 과정을 통해 글은 훨씬 깊어지고, 내 생각은 더 명확해졌다.



더 이상 나는 멈추지 않는 경주마가 아니다. 멈춤과 달림을 스스로 조절하는 삶의 지휘자가 되었다. 15분의 이완 후 맞이하는 다음 날 아침, 저는 커피 향을 온전히 느끼며 5분 동안 창밖을 볼 수 있는 사치를 누리게 되었다. 달리기만 멈췄을 뿐인데,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예민한 신경이 사라지고 웃음이 늘었다. 리듬이 저의 삶뿐 아니라 가족의 공기까지 바꾼 것이다.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건강한 길이다. 지금 혹시 달리기만 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의 멈춤은 무엇이며, 당신의 이완을 위한 '아우토겐 트레이닝'은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 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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