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5년만에 왔어?
2022년 7월.
2017년 대학교 3학년 여름방학 이후 5년만에 제주도에 왔다. 일부러 안 온 것은 아닌데 5년이란 시간동안 뭐했지.
뭐했냐면, 때는 바야흐로 2018년 대학교 4학년. 원래대로라면 4학년 1학기 수업을 들었어야 한다. 하지만 나는 휴학하고 평일 주5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돈을 모았다. 6월 출국을 앞둔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위해. 그렇게 2018년 6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약 11개월동안 교토에서 아르바이트도 하며 여행도 다니고 교토의 명소, 분위기 좋은 카페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귀국 후, 6월엔 태국으로 한달간 여행도 다녀왔다. 1년간 고생한 나에게 주는 포상휴가. 방콕과 치앙마이를 오가며 지하철을 제외하고는 역주행도 잘하는 툭툭, 쿠킹클래스 아저씨의 트럭, 화장실과 승무원도 있는 최첨단 야간버스, 베드버그가 없으면 이상할 정도로 오래된 야간기차 등등 태국의 모든 교통수단을 체험하고 왔다. 아, 치앙마이의 감격스러운 물가와 카오쏘이까지.
그렇게 2019년 9월부턴 4학년 1학기 수업을 얌전히 들었고 대망의 2020년. 코로나가 닥쳤다. 대학교 수업도 급히 비대면으로 들어야했다. 마지막 학기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는데 아~ 정말 아쉽다~ 왕복 4시간 통학도 못하고~(진심임)
그렇게 해외여행의 길은 막혔고 2020년 8월 코스모스 졸업 후, 취업준비로 정신이 없어 나 혼자 여행 떠날 생각을 못했다. 사실 취준을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가끔 가족끼리 강릉이나 구례, 하동으로 1박 2일 여행 간 것을 제외하곤 장기여행도 없었고 제주로 떠날 생각도 못했다. 그땐 밀폐된 비행기를 탄다는 것이 워낙 두려웠던 터라...
그렇게 시간이 지나 2022년 7월. 비자발적 퇴사를 당하고 나홀로 일주일간 제주로 떠났다. 갑자기 바다와 숲속에서 숨 쉬고 싶었달까. 오랜만에 온 제주는 <태연-제주도의 푸른밤> 노래가 정말 잘 어울렸다. 역시나 청량하고 시원한 바람과 뜨겁지만 기꺼이 맞아줄 자신 있는 햇살, 상쾌하고 맑은 바다가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아, 냄새만 맡아도 기분좋아지는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과 오름까지. 전에 왔을 땐 이렇게 세세하게 못 느낀 것 같은데 이번엔 떠나는 비행기에서 너무 행복한 나머지 눈물을 훔칠 만큼 가슴 어딘가 제주에서의 추억을 가득 안고 육지로 돌아왔다. 그리고 나는 돌아온 바로 다음날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탭 일자리를 알아보고 바로 지원했다. 그렇게 내 제주살이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