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이나 자책없이 표현하기

내가 나를 위해 말해야 하는 이유/ 관게를 살리는 자기표현

by 남정하


'화를 내는 나는 나쁜 엄마인가요?' 화내는 엄마 불안한 아이 책을 낼 때 부제목으로 썼던 글귀다. 아이를 키우는 내내 화를 날 때마다 나쁜 엄마라고 자책을 했다. 화를 내지 않고 부드럽고 따뜻하게 키우려고 노력했지만 잘되지 않을 때 스스로 엄마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엄마 노릇뿐 아니라 화가 날 때 남편은 자주 화내는 나를 미성숙한 사람이라고 상대하지 않으려 했다. 이래저래 화가 나서 화를 내는 나는 나쁜 엄마에, 모성이 부족한 엄마, 미성숙한 사람으로 살았다. 정말 너무 궁금했다. 아이를 키우는 내내 화를 나만 내는 게 아닐 텐데 나쁜 엄마라고 스스로 자책하게 되는지 너무 억울하고 힘들었다. 책은 화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화는 누구나 자신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 채워지지 않은 기대 때문에 생긴다. 그러니까 잘못이라면 화의 원인을 모른 채 자녀들을 비난하고 탓하는 행동이 문제다. 엄마들 자신을 돌보고 원하는 욕구를 함께 충족하면서 육아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자녀가 행복하다는 말은 엄마가 육아에 희생하고 헌신하지 않고 자신을 잘 돌봐야 화를 덜 낸다는 결론이다. 책을 내고 저자 특강을 다닐 때 주로 화가 나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엄마의 화가 잘못이 아니고 화를 표현하는 방법이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많은 엄마들이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는 죄책감을 갖고 있었는데 화를 이해하고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고마워했다.






그때는 화를 내서는 안되는데 화를 냈다는 죄책감과 화내는 엄마는 나쁜 엄마라는 수치심이 구별되지 않아 둘의 차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이번에 글을 쓰면서 이 두 감정의 차이에 대해 알게 됐다. 수치심 권하는 사회 (저자 브레네 브라운)에 두 감정에 대한 차이에 대한 설멍이 나온데. " 죄책감과 수치심은 둘 다 자기 평가에 대한 감정이다. 수치심과 죄책감의 차이가 나는 나쁘다. 나는 나쁜 짓을 했다는 데에 동의한다. 수치심은 존재의 문제지만 죄책감은 행동의 문제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니까 아이가 과제를 해놓기로 했는데 약속을 어기고 게임을 하고 있는 걸 볼 때 화를 낸다면 화낸 행동에 대해서 죄책감이 느껴진다. 아이가 약속 어기고 게임할 수 있다, 그럴 때 화내지 않고 다르게 아이와 대화할 방법을 찾아보면 될 일을 또 못 참고 화를 냈다. 수치심은 아이에게 화를 낸 엄마 자신에게 “ 정말 바보 같아. 엄마 자격이 없어, 나쁜 엄마야”라고 자신의 존재를 비난하는 것이다. 수치심은 내가 무엇을 했는지 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수치심은 존재에 대한 부끄러움이다. 행동에 대한 죄책감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바로잡거나 고치면 문제가 해결된다. 하지만 수치심은 부정적인 행동을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부추길 가능성이 커진다. 잘못된 행동을 고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엉망진창이 된다. 잘못된 행동으로 내 존재가 무가치한 사람으로 전락해 버린다. 화를 낸 자신을 엄마 자격이 없고 모성이 부족하고 나쁜 엄마라고 자신에게 수치심을 느낄 때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 자신을 부끄럽게 느끼면 자기 파괴적이 된다. 곧바로 자녀와 상대를 비난한다. 화를 남 탓으로 돌려 잘못한 책임을 지운다. 이렇게 화를 내면서 갈등을 부추기게 된다. 죄책감보다 더 힘든 게 수치심이다. 대화법을 배울 때 끊임없이 강조하는 부분이 바로 존재에 대한 비난을 하지 말고 행동에 대해 말하고 그 행동이 엄마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느낌을 표현하라고 한다. 행동을 말할 때는 보고 들은 그대로 말한다. " 어쩜 그렇게 멍청하니? 바보같이 친구가 그렇게 말할 때 가만있었어?"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어떤 행동을 멍청하다고 말하는지 구체적인 행동을 표현한다. " 친구가 네 새 장난감 갖고 놀 때 네가 내 거야! 말하지 못하는 걸 보니" 이렇게 구체적으로 그 행동을 표현한다. 우리는 일상을 살면서 수치심을 자극하는 말을 많이 하고 산다. 일이 바빠서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의 생일을 잊어버렸다." 어머 내가 그걸 잊어버리다니, 말도 안 돼, 이런 세상의 나 정말 멍청해, 제대로 하는 일이 하나도 없어." 순식간에 이렇게 생각한다. 자신에게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행동에 대해서만 주의를 주고 고치게 하면 될 일이다. “게으르다. 아둔하다. 멍청하다”는 말 모두 존재에 대한 수치심을 불러오는 비난이다. 생각할 겨를 없이 화가 나는 순간 튀어나오는 말이다. 그만큼 살아오면서 일상에서 자주 들으면서 사용했던 말이다. 몸에 배어 습관처럼 하게 되는 말이다. 화가 나더라도 존재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엄마 자신은 물론 자녀에게는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자주 들은 존재에 대한 비난을 아이가 자신이 그렇다고 믿게 된다면 존재의 수치심이 평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기억이 평생 갈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말해도 엄마는 그래서 안된다. 엄마 자신의 존재를 비난하지 않아야 아이들 존재를 존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죄책감과 수치심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아이의 말을 듣고 엄마가 말하고 싶은 걸 어떻게 말할까? 존재를 비난하지 않고 행동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자신의 생각, 감정, 느낌을 말하는 자기표현이다. 비폭력대화에서 죄책감은 잘못했다는 죄의식을 불러일으켜 자신의 행동을 고치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소개한다. 죄책감을 자주 느끼면 자신에 대한 비난, 자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주 자책감을 느끼면 우울해지고 위축된다. 이런 방식으로 자녀들이 행동을 바꾸는데 익숙하다면 늘 내면이 힘들 수 있다. 존재를 비난하지 않고 잘못했다고 자책하지 않게 그 행동만 바꾸게 하는 표현이 바로 자기표현이다. 아이의 어떤 행동이 자극이 되었는지 관찰로 이야기하고 그로 인해 엄마 몸과 마음이 어떤지, 어떤 생각이 드는지, 바라는 게 뭔지 엄마 자신이 받은 영향을 중심으로 표현한다. 속 시원하게 큰 소리로 말하면 좋을 텐데 뭘 물어보면 눈치를 보면서 목소리가 기어들어간다. 몇 차례 다시 물어도 속으로 우물거리면서 말을 삼킨다. 아이의 그런 모습을 보면 화가 나고 답답하다. 이럴 때 “ 크게 말해야 알지, 넌 말도 제대로 못 해? 여휴 답답해 ” 대신 “ 엄마가 네 말을 잘 듣고 싶어서 그래, 잘 들을 수 있도록 크게 말해줄래?”






상호주의적 입장은 우리는 서로 입맛이 다르네. 난 이렇게 느끼는데 넌 그렇게 느끼는구나, 둘째 상대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내 상황이나 마음에 대한 솔직함이다. 상대를 판단하는 표현이 들어갈수록 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 판단적 표현은 듣는 사람에게 자신을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누가 당신을 공격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즉각적으로 반격하거나 반응한다. 건강한 자기표현은 비판 단적일 필요가 있다. 비판 단적이라는 것은 상대에 대한 판단이나 평가가 아니라 자신의 상황이나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상대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상대의 행동이 자신에게 어떤 행동을 끼치는지 이야기한다 " 당신 또 삐졌어? " 왜 그렇게 남자가 쪼잔해. 당신이 말을 하지 않으면 나는 불편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자신의 마음 상태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너 왜 이렇게 이기적이야. 잠깐이라도 볼 줄 알았는데 못 나온다니까 섭섭해" 전자는 상대에 대한 평가가 들어간 표현이고 후자는 내 마음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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