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처방전/ 화는 신호이고 자신의 상태를 알려주는 메세지다.
최근 "행복한 사람"은 부정적 상황에 잘 대처하는 뇌를 가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연세대 교육대학원 연구팀은 "행복한 사람은 부정적 자극의 영
향을 최소화 시키고 회복 탄력성이 높은 뇌 구조로 되어 있다"고 뇌 관찰 실험 결과를 밝혔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과 관련돼 나쁜 정보 혹은 상황에 놓였을 때 뇌가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얘기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를 행복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더구나 갈수록 먹고 살기 힘들어지
는 세상이다. 부모가 물려주고 싶은 선물은 지식만이 아니다. 부정적 상황에 잘 대처하고,
어렵고 힘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
지 않다. 내 아이를 '행복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데, 오늘 하루도 자녀에게 수도 없이 화를 낸다.
" 핸드폰 좀 그만 해라,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해라, 왜 이렇게 늦었니? 지금 엄마 말 듣고
있니? 제발 한 번 말할 때 말 좀 들어라 "
자녀에게 감정을 있는대로 모두 쏟아냈고, 또 다시 후회한다.
자녀의 ' 부정적 상황에 잘 대처하는 뇌'는 엄마가 행복해야 된다는데 난 안돼!
분노는 자동차 계기판에 켜지는 빨간색 경고등과 같다. 분노라는 감정은 당신 삶의 정서적 후드, 관계적
후드 밑에 뭔가 불편함이 있다는 신호다. 손을 내밀어 어떤 신호인지 보살필 필요가 필요하다는 메세지이다.
우리는 자신을 화나게 하는 내면의 문제가 무엇인지 진심으로 물어야 할 때 분노를 없애는 법에만
관심이 있다. 때론 부모 자신의 내면의 문제를 자녀에게 쏟아붓는다. 분노의 원인을 자녀 탓으로
돌리고 쌓인 분노를 후련하게 쓰레기 버리듯 쏟아낸다.
부모교육 수업 중에 만난 엄마 발표다. 딸이 2학년 올라가서 짜증을 많이 낸다는 얘기였다.
학기 초라 새 짝을 만났는데 힘들다고 학교 갔다 오면 투정을 부린다.
" 친구랑은 잘 놀아야 하는 거야. 네가 먼저 잘 해줘 봐. 마음에 드는 친구랑만 사귈 수 없잫아."
딸애는 새 지우개를 가져가면 말도 없이 가져다 쓰고, 걸핏하면 삐딱하게 앉아서 편하게 자리 앉을 수 없다"고
집에 오자마자 짜증을 내고 징징거린다.
그때마다 딸애 입장에서 공감해 주는데 매번 들어주려니 힘이 든다.
선생님한테 얘기해 보라 했더니 선생님이 알았다고만 한다는 거다. 어떨 땐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딸이
걱정스럽고 들어주면서 화가 난다는 하소연이다.
화는 신호이고 자신의 상태를 알려주는 메세지다
자녀가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는 데는 모두 이유가 있다. 집에 와서 부쩍 짜증이 늘거나 화
를 자주 낸다면 힘들고 불편한 뭔가가 있다는 신호를 엄마에게 보내는 거다. 이럴 때 부모가 행동
에 대한 처방만 내리지 말고 자녀가 어떤 문제로 힘들어하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녀
가 부정적인 감정을 하소연할 때 충분히 공감해 주고, 화가 난데는 이유가 있을 거라 생
각하고 화를 표현하게 하고 이해해 주면서 불편한 상황에 대해 자녀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이겨낼 수 있도록 함께 감정적 공감을 해 줘야 한다. 자녀와 부정적인 상황을 감정적 공
감과 화내는 이유를 찾아 도와주는 과정을 통해 회복 탄력성을 갖춘 뇌를 갖게 된다.
수업이 끝나갈 무렵 들은 얘기지만 상담을 받아 봤더니 딸 아이가 촉각에 예민해서 친구가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오거나 툭 치는 행동에 무척 예민하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한다.
집에서도 아빠가 안거나 뽀뽀하려고 하면 다른 집 딸들처럼 애교스럽게 안기지 않는다는 거다.
친구가 자기 물건을 허락 없이 가져갈 때 침범당한 느낌이 들어 무척 불안할 수 있다는
결과를 듣고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요청해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 아이가 엄마를 힘들게 하려고 짜증낸다고 생각했어요.
얘기 들어주면서도 귀찮고 저도 힘들었던거죠. 상담결과를 듣고 저를 돌아보게 됐어요.
이유없이 아이가 힘들다고 한게 아닌데, 제가 신경을 못 써준것 같아요. 말로만 공감한거죠"
아이가 바랬던 것은 엄마가 진심으로 관심 가져주고 함께 고민하는 그 마음이었다고 말한다.
부모는 자녀와의 갈등이나 문제의 원인을 자녀에게서 찾으려 한다.
" 네가 잘해봐라 친구가 그러나? 친구랑은 사이좋게 지내야지! "
집에서 생활하면서 눈여겨 보아둔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 말투를 떠올리면서 자녀를 비난한다.
속으로 "그러니까 너도 네가 뭘 잘못했는지 생각해 보라구! " 말하면서 자녀의 하소연을 공감해준다.한
화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이 뭘지 그걸 찾고 들어줘야 한다. 화의 원인이 이 경우처럼 예민한 촉각의 문제라면 자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원인을 알지 못한채 단순한 짜증으로 흘려보내는 동안 자녀는 많은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
화란 무언가 없거나 잘못됐거나 불편해서, 확인이나 조정이나 변화가 필요함을 알려주
는 이차 반응이다. 화는 신호이고 상태를 알려쥬는 의사전달도구이다. 중요한 것은 자
신과 자녀의 화가 정말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해독하는 것이다. 분노가 정말 하려는 말
을 들을 수 있다면 진정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