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날 때, 나한테 필요한게 뭐지?

내가 나를 위해 말해야 하는 이유/ 솔직히 표현하려면 어떻게 말할까?

by 남정하


살을 빼면서 알게 된 게 있다. 지난해 한방 다이어트를 거금을 들여 시도했다. 몸을 보완해주는 한약과 침을 처방해주는 한 달 과정 다이어트였다. 한약을 먹으면 신기하게 배가 고프지 않아 견딜만했다. 하루하루 체중을 재고 침을 맞고 오는데 갈 때마다 몸무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1주일 1 키~ 2킬로씩은 빼야 본전을 뽑는다는 결론인데 1킬로 빼기가 정말 힘들었다. 가만히 관찰해 보니 한방 한의원에 가기 전날 한 끼도 먹지 않고 야채 조금 먹고 버스 다섯 정거장 정도 걸어서 도착하면 1킬로 빠진다. 운동으로 다이어트를 한다는 건 해보면 정말 힘든 일이다. 결국 먹는 걸 줄일 수밖에 없다. 겨울이 와서 다시 확 찐자가 됐다. 간헐적 다이어트. 남편이랑 하루 한 끼 거르고 공복 18시간 후 점심을 맘껏 먹고 저녁을 간단하게 8시 전에 먹는 식으로 유지를 하고 있다. 뭐 사실 더 찌지 않는 게 목표다. 쪘다가 다시 돌아온다는 건 먹고 움직이고 자연 대사를 모두 마치고 남는 결과물이라 받아들이기로 했다.






간헐적 단식이 잘 되고 있는지 아닌지는 공복 상태 허기를 견딜 수 있는지 여부다. 공복에 입이 궁금하긴 하지만 그런대로 견딜 수 있으면 아침까지 간다. 최근 1~2주 동안, 자다가 일어나서 정신없이 뭔가를 먹었다. 그것도 잠결에 공복감이 느껴져서 순간 일어나서 부엌으로 달려갔다. 입매 뭔가가 당기면 허기가 계속 느껴진다. 아! 그렇게 지나고 나니 몰라보게 살이 붙는다. 지난해에는 이런 일이 있었다. 내가 진행하는 공감 모임에서 참여자 두 분끼리 긴장감이 돌았다. 상대의 말이 이 분에게 불편하게 느껴졌나 보다. " 말이 너무 많아요. 다른 사람들 모두 기다리고 있잖아요!" 순간 얼굴빛이 어두워지더니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 저분 얘기 말고 다른 사람 이야기로 진행했으면 좋겠어요" 갑작스러운 반응에 내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진행을 계속해야겠는데 멈출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모임이 끝나고 이미 한 분이 서둘러 나가는 바람에 공감을 놓쳤다. 집에 돌아와서 공감을 놓쳤다는 사실 때문에 계속 후회와 자책이 이어졌다. 몸과 마음이 무겁고 머릿속은 온통 뒤엉켜있다. 멍하니 텔레비전을 보다가 사놓고 한 달 가까이 먹지 않는 초콜릿이 눈에 띄었다. 딱 하나만 먹을 요량으로 초콜릿을 집어 들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순식간에 한 판을 다 먹고 있었다. 단 게 땅기는 던 찰나에 하나는 둘을 부르고 입에 당분이 달달하게 녹아내리자 결심이 무너졌다. 가장 조심해야 하는 순간이 바로 부정적인 감정이 덮칠 때다, 몇 달 착실하게 잘해 왔다 하더라도 감정이 무너지면 오래 유지하던 습관도 따로 무너진다. 날마다 쓰던 자신에 대한 일기, 하루 작심하고 걷던 5 천보, 현미밥에 야채, 된장국으로 가볍게 이어가던 식단 모두 무너진다. 이럴 때 폭식이나 당 충전으로 가지 않으려면 부정적인 감정을 잘 돌보고 회복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어야 한다. 감정을 해결하기 위해 음식으로 위로하려는 게 아닌지 스탑 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살피는 습관이 생기면 일상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아들이 화이트데이라고 초콜릿을 사 왔다. '블랑코'라고 투썸 플레이스에서 파는 초콜릿 이라는데 부드럽기가 끝판이다. 하나 둘 먹기 시작하자 계속 당긴다. 당기기 시작하면 공복을 참기 어렵다. 확 찐자가 되어서야 스탑 했다. 그것도 봄 나들이 나가 찍은 사진을 보고서야 멈췄다. 세상에. 간식이 입에 당기거나, 남자들 경우 술이 자꾸 생각난다면 멈추고 묻어봐야 한다 자신에게. " 달달하게 당기고 방금 식사를 했는데 배속에 텅 빈 것 같은데 정말 배 고파서 그런 거니? 다른 걸 원하는 데 먹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럴 때 네가 필요한 건 뭐야?" 정서적으로 허기가 질 때 먹었은데 계속 배가 고프다. 달달한 게 당길 때는 외로움, 심심함, 무료함이 느껴질 때 그렇다. 배 고픈 정도가 다르다. 즐거움, 사람들과 어울리는 기쁨이 필요할 때 기분이 다운된다. 우울감이 든다고 할까. 요즘은 이 모든 감정을 해소하는 대체물이 초콜릿 대신 산책이. 걸으면서 연초록 잎이 올라오는 경이로운 봄색과 갓 피어나는 꽃 봉오리를 한참 보고 돌아오면 이 모든 감정이 해소된다. 초콜릿을 집어 먹기 시작해도 산책하면 허기가 이어지지 않는다. 사람들과 만나서 행복하게 차 마시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다시 채워진다. 돌이켜 보니 날씨가 오락가락, 바람이 많이 불어 산책을 하지 못했다. 내가 먹는 것 대신 필요했던 건 따뜻한 사람의 품, 수다 떠는 즐거움, 사람들과 함께 할 때 채워지는 행복감이다.






아이들에게 미친 듯이 화를 낼 때가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던 아이들 방이 유난히 지저분하게 느껴져서 잔소리 횟수가 눈에 띄게 늘 때 멈추고 자신에게 묻는다. " 지금 네가 필요한 게 뭐야? 엉뚱하게 아이들을 쥐 잡듯 잡는 이유가 뭐니?" 멈추고 자신에게 물어봐야 답이 나온다. 화를 낸다는 건 자신의 불만족을 아이들 탓으로 돌리고 비난하는 감정 표현이다. 불만족스러운 원인을 찾아야 한다. 아이들은 그냥 평소대로 말하고 행동하고 있다. 원인 제공은 언제나 하지만 화를 내고 안 내고는 엄마 마음에 달려있다. 상태가 평온할 때는 너그러운 엄마가 되지만 마음이 요동칠 때는 지랄 맞은 나쁜 엄마가 된다. 멈추고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 지금 아이들한테 잔소리하고 있는데 정말 필요한 게 뭐야?" 사실 아이들 방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으면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감 있어진다면 원하는 건 엄마의 편안함이다. 몸이 힘들어 죽겠는데 아이들 어질러 놓은 방을 보면 화가 날 때 원하는 건 휴식일 수 있다. 혼자 집 안 일을 해야 하는 고단함을 아이들이 이해하고 도와주길 바란다. 엄마가 원하는 건 가족들의 도움이다. 엄마를 배려하고 엄마도 돌봄이 필요하다. 이걸 엄마의 욕구라고 한다. 엄마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때 아이들에게 화를 내게 된다. 엄마가 원하는 걸 명확하게 알아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방법이 나온다. 자기 돌봄, 자기 공감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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