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위해 말해야 하는 이유/ 솔직하게 표현하려면 어떻게 말할까?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밥을 먹일 수 있을까 온통 머릿속은 그 걱정뿐이다. 서둘러 밥을 하고 있는데 아이가 칭얼거린다. " 엄마! 과자 먹을래, 과자 저기 있잖아" 출출할 때 꺼내 먹으려고 사둔 과자를 선반에 올려놓았는데 그 앞에 까치발로 서서 과자를 집으려 하고 있다. " 안돼, 밥 먹고 먹어, 안돼 " 아이는 안돼라는 말이 들리자 칭얼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진다. " 밥 먹고 먹는 거야. 알았지?" 한층 단호한 말투로 안 된다고 선을 긋자 아이는 울음을 터트린다. 채소랑 불고기 거리만 사서 나오려고 잠깐 마트 다녀오겠다고 했더니 아이가 따라나선다. 금방 10분이면 된다고 달랬지만 벌써 신발을 신고 현관 앞에 서있다. 만화영화 비디오 틀어준다 해도 고개를 흔든다. 마트는 주차장에서 식품 파는 지하까지 내려가는데 꼭 장난감 코너를 지나가게 되어 있다.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른다. 혼내면 또 길어질게 뻔해서 " 나중에 " 나중에 사줄게라고 대답하고 얼른 아이를 안고 장을 봐서 집에 왔다. 아이는 밥 먹는 내내 나중에 언제 사줄 거냐고 묻는다. " 그러니까 나중에 사준다고 했잖아 "
" 지금 게임해도 돼요?" " 카시트 앉기 싫어, 엄마 옆자리 않을 거야 "
" 지금 집에 가기 싫어, 더 놀다 갈 거야 "
" 내 장난감이야! 내 거란 말이야 내 장난감 갖고 놀지 마 "
" 이 닦기 싫어, 그냥 잘 거란 말이야, 엄마 말 " 안 들려 " "
" 냉장고에 있는 아이스크림 먹어도 돼요? 아이스크림 먹고 싶단 말이에요 "
아이들이 엄마 말을 이해하고 그대로 따르도록 어떻게 말해야 할까? 처음에는 떼쓰거나 칭얼거리려고 한 말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욕구를 말한 것뿐이다. 저녁에 자려고 TV 앞에 앉았는데 출출함을 느낀다. 맛있는 간식이 줄줄이 떠오른다. 투썸플레이스 케이크, 갓 튀긴 치킨과 맥주, 요즘 핫하다는 도쿄 빙수까지 생각이 난다. 먹고 싶다는 말을 하고 나니 남편이 " 안돼, 당신은 그게 문제야 " 한다. 안돼라는 말을 듣는 순간 요동하는 감정이 생긴다. 마트에서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를 때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 나중에 사줄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말은 거절의 말보다 수용으로 들린다. 아이가 조를 때 엄마가 자신에게 물어본다. 아이의 말을 들을 건지 거절할 건지 선택하고 바빠도 잠깐 아이와 눈을 맞추고 지금은 안된다고 말하고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거절하는 엄마의 욕구를 아이에게 분명하게 말한다. 선물로 장난감을 생일이나 어린이날, 크리스 마드 같은 기념할 만한 날 사주고 싶다고 말하고 구체적으로 가장 가까운 기념할 날이 언제인지 집에 가서 이야기하자고 말하는 것이 좋다. 거절하는 이유를 말할 때 엄마의 욕구가 명료해야 한다. ' 나중에 "라고 말하면서
" 엄마가 너한테 저 장난감이 필요한지 이야기할 시간이 없어서 오늘은 안돼 "
" 상추랑 불고기 거라 사러 와서 다른 물건 살 계획이 없었어. "
" 장난감은 기념일에 서프라이즈로 선물하고 싶어서 안돼 "
" 어떤 장난감을 갖고 싶은지 말하면 엄마가 기억해 둘게. "
" 엄마가 얼른 가서 저녁 차려야 해서 마음이 바빠. 안돼 "
무조건 " 안돼 "라는 말을 들으면 아이가 뭔가 원하는 마음이 있는데 그 욕구가 거절된다고 느낄 수 있다. 아이가 갖고 싶어 하는 욕구에 대해 간단하게 공감해 준다.
" 와~ 새로운 장난감 많네, 재미있겠다 그렇지. 집에 장난감 많아도 보면 또 사고 싶어 지겠어 " 엄마 마음속으로는 살짝 짜증이 날 수 있다. 마트 오기 전에 상추랑 불고기 거리만 사서 나온다고 약속까지 하고 나왔는데 장난감 사 달라하는 아이를 보고 화가 난다. 잠깐 엄마가 자신의 마음을 공감한다. " 언성 높이지 않고 아이에게 엄마 마음을 잘 연결해야지."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갈등의 순간을 어떻게 잘 연결하느냐에 따라 자녀가 엄마 말을 소중하게 들어주는 신뢰가 생긴다.
우리가 원하지 않는 걸 말하기보다 원하는 것을 말할 때 아이가 더 잘 들어준다.
" 하지 마 " " 안돼 " " 뛰지 마 " " 가만히 있어 " " 장난치지 마 " " 때리지 마 "
" 지저분하게 먹기 마 " 등등. 엄마가 원하는 것이 뭔지 구체적으로 아이가 잘 떠올릴 수 있도록 말한다. " 동생이 깰 수 있으니까 거실에서 공놀이는 1시간 후에 해줄래? 대신 엄마랑 레고 놀이할까?" " 손으로 먹으면 장염 걸릴까 봐 그래, 불편하더라도 포크로 먹는 연습 해보자" " 친구한테 기분 나쁠 때는 말로 해 줄래?" " 친구가 싫다고 하면 멈추어 줄래?" " 엄마가 말할 때는 잠깐 들어줄래?"
" 엄마가 청소할 때는 레고 바구니에 장난감 좀 넣어줄래?"
구체적으로 원하는 행동이나 어떻게 해달라는 말인지 아이가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한다. 남편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설거지해 주겠다고 말하면서 " 알았어. 이것만 보고 "라고 말하는 남편에게 " 여보 난 설거지가 쌓여있으면 마음이 편치 않아. 내가 할 일이 남은 것 같아 신경이 쓰여. 해주기로 했으니까 지금 해 주면 마음이 홀가분할 것 같아 " 남편이 설거지를 지금 해주길 바랄 때 자신의 욕구를 함께 표현해주면 훨씬 연결에 도움이 된다. 설거지를 해 주겠다고 말해서 고맙지만 지금 설거지하는 게 중요한 이유를 남편에게 말한다. 자신의 정서적, 육체적 편안함 홀가분함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저녁 먹은 후 부엌이 말끔하게 정리되길 바라는 거다. 남편이 이유를 말했는데 TV 보고 나서 설거지하길 원한다면 선택하는 일이 남는다. 남편이 할 때까지 기다릴 건지 속 시원하게 자신이 하고 말지 선택한다. 자신의 편안함과 홀가분함을 위해 어떻게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