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외계언어

내가 나를 위해 말해야 하는 이유/ 말을 할수 있게 하는 힘, 공감

by 남정하


요즘 자주 이런 단어들이 들린다. 느낌, 원하는 것, 기대, 바램 이런 단어들은 외계에서 온 언어 같다. 그래 그게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그게 뭐야? 살면서 들은 적 없고 말해 본 적 없는 말들이다. 결혼해서 아이 낳고 관심을 갖게 된 대화법에서 나온 이야기들인데 초창기 대화법에서는 그야말로 이럴 때 어떻게 아이에게 말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말하는 법에 가까웠다. 아이 대화법을 배워 말하면 엄마의 말을 잘 듣게 하는 기술이라 생각했다. 배울 때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막상 일상에서 아이와 맞닥뜨리면 한마디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엄마들의 좌절감이 시작된다. 수학공식 잔뜩 외워 실제 문제 풀 때 대입해서 풀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자녀와 대화할 때 이럴 때 이렇게 말해라라고 하면서 답을 주고 외워서 실전에 쓰게 한다. 어쨌든 일상에서 말을 하면 효과가 놀랍다. 말만 바꾸어도 오가는 에너지가 다른다. 그래서 한동안 "구나"가 유행한 적이 있다. 부모교육을 하다 보면 자녀와 대화에서 공감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그래서 네가 지금 정말 힘들다는 얘기구나. 저런 친구가 아무 말 없이 지우가 가져가서 속상하구나" 처음에는 그 말이 도저히 입에서 나오지 않는다. 무슨 말만 하면 "구나" "구나" 아이들은 엄마가 언제부턴지 "구나 타령"만 한다고 화를 낸다. "차라리 화를 내라고요. 말하라고요" 그러다 비폭력 대화를 만났는데 이건 신세계가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자신 안에 느낌, 욕구와 만나면 뭐라고 말할지, 어떻게 말할지, 언제 말할지 누구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다. 모든 갈등의 답이 자신 안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면 자유로와 진다. 비폭력대화에서 만난 말들이 관찰, 느낌, 욕구, 기대, 바람 이런 것들이다, 자신만이 어떻게 할지 알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다. 유행하는 전문가 육아 설루션, 대화 설루션 같은 말은 아예 없다. 다른 사람이 답을 낸다는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실 세상에 사람에게 공감으로 들리는 말, 위로받는 말 이런 말이 특별히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배워서 어떻게 말하는지 말하려면 정말 외계 언어처럼 낯설다. 우리 안에 모두 있다.

자주 사용해 보지 않아서 자신이 다른 사람을 공감하고 위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사는 것뿐이다. 우리 안에는 다른 사람에 대한 연민이 있다. 상대를 비난하고 탓하면서 언성을 높여 화를 내고 싸웠지만 혼자 돌아가서 생각하면 후회가 된다. “ 참을 걸, 그 말은 하지 말걸,” 괜히 미안하다. 후회스럽고 진심은 서로 잘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말한 건데 표현을 잚 못했다는 자책이 올라온다. 그러면서 원래 자신의 마음으로 돌아온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지 그 마음으로 회복하게 된다. 며칠 지나고 나서 말한다. " 아까는 심하게 말해서 미안해, 그렇게 말하려고 했던 게 아닌데 화가 나서 당신한테 퍼부었어. 멈추고 싶었는데 항상 돌아서서 후회하게 돼. 둘이 싸우고 각자 방에서 지내면 편하기는 하지만 외로워. 당신 회사 일로 힘든 거 알아. 나도 그러고 싶지 않은데 자꾸 화를 내서 미안해 " 솔직한 감정이 담긴 말은 진심으로 전해진다. 자신의 취약함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표현은 상처 받은 상대의 마음을 위로해 준다. 이런 진심 어린 표현이 어색하다. 한 번도 해 본 적도 없고 들어 본 적도 없다. 서로를 이어주는 연결, 회복은 표현은 외계언어처럼 들리지만 우리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말로 표현하면 된다. 우리는 본래부터 갖고 태어난 연결의 언어이다. 혼자 가만히 시간을 갖는다. 천천히 감정을 가라앉히고 마음을 차분하게 안정을 한 후 떠오르는 원래 내 마음을 회복한 후 그 마음을 말한다. 원래는 잘 지내고 싶고 마음을 알아달라고 부탁하고 싶고, 상대 힘든 마음도 돌보고 싶어 하는 따뜻한 원래 내 마음의 표현이 바로 정말 말하고 싶었던 말이다. 그걸 표현한다. 정말로 말하고 싶은 말은 마음속에 있는 말, 내가 당신과 얼마나 잘 지내고 싶은지, 함께 있을 때 얼마나 행복한지, 위로가 되는지, 든든한지 그걸 말해주고 서로 행복하기 위해 이렇게 해주면 정말 더 좋겠다고 요청하는 말이 외계 언어다. 누군가가 나를 그렇게 대해 준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말을 하려니 어려운 건 당연하다. 여러 번 반복해서 연습해도 안 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구나" 연습은 오래갈 수 없다. 자신 안에서 정말 표현하고 싶은 말이 뭔지 발견하고 들을 수 있어야 말할 수 있다. 배우지 않아도 말할 수 있다. 가만히 돌아보면 삶의 곳곳에 이렇게 말했던 경험이 있다. 진심을 담아 말할 때 말하는 형식은 필요하지 않다. 자신의 진심과 연결하면 자연스럽게 느낌 말과 그때 원했던 게 뭔지와 연결된다. 마음의 구조가 그렇게 이어져 있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고 누구나 이런 마음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는 말은 제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전 제가 왜 그렇게 화를 냈는지 진짜 모르겠어요. 아이가 화내게 만들었어요. 남편이 절 외롭게 버려둬서 우울해요라고 말한다. 상대에게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소리를 질렀는지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화를 가라앉힌 다음 자신의 두려움과 불안을 찾고 그때 원했던 욕구와 연결한다. 그리고 상대에게 명확하게 그걸 표현한다.






" 당신한테 텔레비전 좀 그만 봐!라고 말하면서 당신에게 짜증을 냈어. 당신한테 화가 난 게 아닌데 습관처럼 그 말을 했어.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아. 당신 회사 일로 힘든 거 다 알고 있는데 길게 TV를 보는 당신을 보면 자극이 돼. 이 일로 되풀이해서 싸울 때마다 힘이 빠져. 아~ 그 순간 정말 다르게 말하고 싶은데 왜 안될까? 난 당신이랑 정말 잘 지내고 싶어"

매사추세츠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에드 트로닉은 인간이 서로 협력할 때 정서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인간은 감정을 스스로 처리하기 힘들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 비로소 처리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대화와 소통이 필요한 이유는 각자 자신의 감정을 혼자 처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어차피 사람은 외로울 수밖에 없다면서 스스로 감정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하는 학자도 많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고 이해받고 공감받으면 감정 해소가 훨씬 수월하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감정이 행복하게 전환이 될 때 함께 살아가는 기쁨과 행복을 배로 느낀다. 감정에 집중해 상대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진심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사랑을 주고받게 된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법을 주고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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