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되어도 '아니오' 말하는 연습필요

내가 나를 위해 말해야 하는 이유/ 자기표현의 꽃, '거절 '

by 남정하


네이버 사전에 '자기표현' 의미를 찾아봤다. " 자기를 밖으로 표현하는 것, 표현함으로써 자기를 실현하려는 기본 욕구가 충족된다. “ 다른 사람으로부터 승인의 만족감이 생긴다." 체육학 대사전에 나온 ‘자기표현’의 의미이다. 자기표현은 "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 감정을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자기표현을 하는 사람은 문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일방적으로 지시하지 않고 분명하고 직접적인 표현으로 자신의 욕구나 생각, 감정 등을 표현한다. 갈등 없이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고교생을 위한 국어 용어 사전에 나온 의미이다. '자기표현'은 한 개인의 기본 욕구 충족을 위해 자신의 욕구나 생각,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이다. ‘자기표현’이 말을 전하는 것과 다른 점이 바로 여기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기 위해 자기표현을 한다.





말 잘 듣던 아이의 반항에 관한 이야기다. 자녀 곁에서 부모가 공부를 가르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를 내거나 손이 올라간다. 세상에서 가장 가르치기 어려운 사람이 바로 자식이다. 중국의 공자도 아들을 직접 가르치지 않았다고 한다. 평소 공부량이 많은 것도 아니고 자주 혼내면 위축될까 봐 신경 쓰고 애쓰면서 키우는데 딸랑 학습지 한두 장에, 일기 쓰고 학교 과제가 전부인데 매번 실랑이를 벌여야 하니 엄마들은 늘 고민이다. 10분이면 후딱 해치우고 놀 수 있을 텐데 아이는 1시간째 앉아있다. 엄마에게 아이의 딴짓이 " 결국 하기 싫다 "라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처음에는 몇 번 공감으로 받아주다가 결국 폭발한다. " 그러니까 결국 공부하기 싫다는 말이잖아. 하기 싫으면 하지 마! 엄마가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네 공부 네가 하는데 엄마가 이렇게 사정해야 하니?" 자녀가 11살이 되더니 유독 말대꾸가 많아졌다 " 지금 하고 있는데 엄마가 자꾸 재촉해서 힘들다. 알아서 할 테니까 엄마는 신경 쓰지 마세요 " 한다. 할 말을 얼마나 똑 부러지게 하는지 속으로 깜짝깜짝 놀란다. 엄마들은 자녀들의 이런 말을 듣기 힘들다. 엄마 말에 “ 예 ” 하지 않고 이유를 말하기 시작하면 힘들어한다. 시키는 대로 따르길 바란다. 말대꾸와 자기표현이 다른 점은 힘든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 뒤에 있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자녀들의 거절은 하기 싫은 감정만 분출되기 때문에 반항처럼 여겨진다. 하기 싫다는 거절 안에 아이의 생각과 느낌, 욕구가 담겨있다. 그걸 읽을 수 있어야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올바로 알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부모들은 집중해서 끝내면 10분도 안 걸릴 일을 이런저런 이유를 댈 때 속이 터진다. 이런 아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정말 답답하다는 하소연을 많은 부모들이 한다. “ 숙제를 해야 하는데 꾸물거리고 말대꾸하고 미루는 행동을 자기표현으로 들어야 하나요? ” “ 결국 하기 싫다는 걸로 밖에 들리지 않아요, 그 얘기를 어떻게 아이의 자기표현으로 들을 수 있을까요?.”






" 결국 공부하기 싫어서 그런 거잖아요! " 이 생각은 엄마의 판단이다. 정말 공부하기 싫어서 그러는 건지 아닌지는 아이에게 물어봐야 한다. 부모가 아이의 말을 듣고 판단, 추측을 할수록 아이는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고 화를 낸다. 자녀의 “ 싫어요, 아니오 ” 거절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부모가 자녀의 ‘싫어요’를 부모 뜻대로 해석하고 판단하는 일이 많아질 때 자녀는 자기표현이 미숙해진다. 부모에게 혼이 나거나 벌을 받을까 봐 부모 말을 따르거나 반대로 부모 말을 아예 듣지 않을 수 있다. 자녀가 속으로 싫지만 표현을 못해서 부모 말을 따를 경우 나중에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으로 클 수 있다.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못하고 부모의 기대에 맞출 때 문제가 된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 표현하면 관계가 손상되거나 멀어질까 봐 두려워 숨길수 있다. 자신의 느낌과 생각, 원하는 것을 드러내지 못할 때 자신으로 살지 못한다. 부모 말을 잘 듣지 않고 반항하는 자녀의 경우 겉으로는 자기주장이 강해 보인다. 일방적인 자기주장은 올바른 자기표현이 아니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거절을 거침없이 할 때 자신의 원하는 바를 이루기 어렵다. 상대 기대를 거절 못해 맞추며 사는 사람은 속마음을 감추고 사는라 자신을 힘들게 하면서 살고 거절을 거침없이 하는 사람은 상대를 힘들게 할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올바른 자기표현이 아니다. 어느 쪽도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거절은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 안에서 어떤 일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자신의 경계를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요한 자기표현은 어떤 요청이나 부탁을 받을 때 자신이 어떤지 느낌에 머무른 뒤 그 일을 하고 싶은지, 할 수 있는지 자신을 살피고 할 수 있는 만큼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이다. ‘싫어요’ ‘ 아니오’ 같은 거절은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부터 훈련되어야 한다, 거절을 솔직하고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자신을 삶을 살 수 있다. 이 거절이 쉬운 것 같아도 어렵다. 성인이 되었다고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 아니오! “ 말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성인이 되고 나서 자신이 싫은 것을 싫다고 말하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자기표현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회사에서 주종관계, 가족 시댁 관계, 갑을 관계,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관계에서 특히 어렵다. 말하고 싶어도 입 밖으로 표현하기 힘들고 거절에 대한 죄책감, 죄의식을 갖거나 상대와 멀어지거나 관계가 끊어질 것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린다.






부모들은 자녀가 부모 말에 순종적이길 바란다. 말 잘 듣는 아이가 되기를 바라고 부모가 시키는 대로 커주길 바란다. 하지만 “ YES " 보다 ” NO "를 가르치고 부모의 말을 거절하는 힘이야 말고 자녀가 자신의 자기 결정권으로 선택하면서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오래된 일화다.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저자 이시형 박사가 중학교에 가서 문제아들을 데려오라 했더니 교사들이 학교에서 노는 아이들을 데려왔더니 이시형 박사가 이 아이들 말고 시키는 대로 공부 열심히 하는 아이들 데려오라 했다 한다. 시키는 대로 공부 열심히 하고 부모의 기대대로 명문대 가는 일이 청소년 시절 목표였던 지라 이시형 박사 일화가 더 깊이 마음에 남았던 것 같다. 부모 말에 순종적이고 부모 기대에 맞추고 사느라 ‘ 아니오 '를 말하지 못한 대가를 살면서 오래도록 치러야 했다. 나라고 하는 정체성을 부모의 기대에 맞추어 사는 일이 얼마나 큰 상실인지 두고두고 곱씹어야 했다. 자신이 싫어하는 것과 하고 싶지 않은 일, 옳지 못한 일 앞에 죄책감과 두려움 없이 ’ 아니오 ‘ ’ 싫어요 ‘ ’ 안 할래요 ‘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은 세상 어느 것보다 자신이 소중하다는 자기 존중을 가르치는 정말 중요한 일이다. ’ 아니오 ‘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이 곧 자기 사랑이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한다면 “ YES " 보다 ” NO "를 말할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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