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는 내야 할까요? 참아야 할까요?

분노처방전/ 화는 억제하거나 참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by 남정하
부모가 자녀를 키우면서 때때로 화를 내는 건 당연하다.


화를 내지 않고 자녀를 키울 수 있을까?

미국 한 연구 결과, 절반이 넘는 부모들이 통제력을 잃고 자신의 아이를 '매우 심하게'

야단을 친다고 답했다. 나머지 40퍼센트는 통제력을 잃고 아이를 때릴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고백했다.

부모들이 일주일 평균 5번은 아이들에게 고함을 치거나 언성을 높일 만큼 화를 낸다는 조사도 있다.

(화내는 부모가아이를 망친다책)( 1979년 프루드와 그로스)

부모가 자녀를 키우면서 때때로 화를 내는 건 당연하다. '화'는 기쁨이나 슬픔처럼 자연스러운 감정의 일종이다. 아무리 격한 분노라도 서서히 사라지는 감정의 하나이다.

흔히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에 절대 화를 내서는 안 된다고 배운다.

맞는 말이다. 화가 났을 때 그 순간 적절하게 표현을 해야 한다.

여기서 적절한 표현이란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자신이 원하는 욕구를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화를 억제하거나 인내한다 라는 말을 자주 듣지만
그런 일로 화는 사라지지 않는다


화를 어떻게 표현하는 지는 부모를 보고 배운다. 아주 어릴 때 부터 부모, 친지, 선생님

등과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한다. 아이가 어렸을 때 아픈 지, 배고픈 지, 졸린 지

자신의 감정을 울음으로 표현한다. 아이의 울음과 표정, 안색을 보고 필요를 얼른 알아차려 감정을

읽어주면, 아이는 금세 행복한 감정을 회복한다.

아이의 신호를 잘 이해하고 반응해 주면, 정표현에 두려움이 없어지고, 유순한 성격의 아이로 성장한다.

하지만 아무리 울음으로 신호를 보냈지만, 부모가 감정을 제때 읽어주고 보살펴주지 않으면

기가 죽어 자신의 요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불편한 상황을 인내하지 못하고 조그만 일에도 화가 나고 쉽게 화가 가라앉지 않는 아이가 된다.

" 화는 안으로 삼키면 자신이 죽고, 밖으로 뱉으면 상대가 죽는다 "는 말이 있다.

욕설의 반란이란 동영상에 화가 나서 욕을 한 침을 쥐에게 투여했더니 얼마 후 죽은 실험

이 나온다. 화를 밖으로 표출하지 않고 자신 안에 가두면 암의 원인이 되고,

욕을 하거나 분노를 밖으로 분출하면 상대가 죽는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화를 내지 못하고 속으로 삭이는 여자들이 억지로 화를 참느라 화병이 많은 이유가 여기 있다.

화는 억제하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화를 억제하거나 인내한다 라는 말을 자주 듣지만 그런 일로 화는 사라지지 않는다. 화가 나면 참으라고 하면 죽을 때까지 계속 참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달리, 서양적인 사고방식에서는 '스트레스는 발산하라'는 식으로 권한다.

화를 폭발 시켜 가스가 새듯이 하라는 발상이다.하지만 이 세상에서 이것만큼 위험한 것이 없다.

발산하면 속이 시원하다는 것은 화 등의 감정을 정당화하고

원인을 보지 않고 속이려는 사고방식이다

화가 생긴 경우는 본인의 속에 있으므로 인내하려고 물어봤자 마음 속 화는 그대로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억지로 화를 못 내게 혼내고 누르면 자신보다 어린 동생에게 화풀이를

한다. 학교에서 친구들을 괴롭히거나 왕따 하는 아이들 경우, 자신의 화를 약한 사람에게 쏟아붓는다.

부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부부싸움을 해서 남편에게 화가 난 것을 만만한

자녀들에게 쏟아낸다. 유난히 자녀에게 화가 나는 날은 다른 곳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자

녀들에게 화로 분출하는 것이 아닌지 성찰해 봐야 한다. 자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 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화라는 감정 조절이 아주 중요하다.

아이를 잘 키우는지 못 키우는지 문제는 부모가 얼마나 화를 잘 다스리는지에 달려있다.

이처럼 행동절제 뿐 아니라 감정 조절 역시 자녀양육에 중요하다.

화가 나면 부모가 왜 화가 났는지 화가 난 이유에 대해 대화로 전할 필요가 있다.

화가 난 상태에서 화 난 이유를 표현하게 되면 상대는 듣고 싶지 않을 수 있다.

화가 나면 표정이 굳어지고, 말투가 비난하는 것 처럼 상대에게 들릴 수 있다.

화에 대한 감정조절이란 자신이 화가 났음을 자각한 후 화가 난 이유에 대해

스스로 살펴보고 나서 화가 가라앉는 과정을 말한다.

그런 후에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 화에 대한 감정표현이라 할 수 있다.



부모교육 수업에서 만난 엄마들 중에 자녀가 자신감이 없고 위축되어 고민이라는 상담을 종종 받는다.

가만히 살펴보면 평소 화를 참다가 한꺼번에 아이에게 쏟는 다는 경우가

많다.화를 잘 내는 부모 자녀는 역시 화를 잘 내고 반항적인 아이가 되거나,

반대로 자신감이 없고 위축되며 짜증과 신경질이 많고 예민한 아이가 될 수 있다.

자녀가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반항적이어서 고민이거나, 자기 표현에 자신감이 없고

위축되어 있다면 부모 자신의 성질은 어떻고 평소 자녀에게 감정표현을 어떻게

해 왔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부모는 대체로 자신이 애쓰고 노력한 순간을 기억하려는 경향이 있다.

부모양육태도나 감성능력 정서지능 같은 테스트를 해 보는 것도 좋다.어떤 형태든

객관적으로 부모 자신 을 돌아볼 수 있다면 자신의 평소 행동이

자녀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객관적으로 살펴볼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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