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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정하 Nov 29. 2021

행복해 보이지 않아요!

자신과 불통일때 멀어지는 행복

집사부일체에 세간에 '소통령'이라 불리는 김창옥 소통전문가가 사부로 출연했다. 인생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제주도로 내려간 김창옥의 자연인 삶을 공개하면서 인생 2막 계획을 고백하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제주도에 내려가 살고 있는 김창옥을 본 적이 있어 궁금했는데 마침 그의 제주 일상을 tv에서 볼 수 있어 흥미로왔다. 이날 방송에서 김창옥은 서울에서 일을 하다가 강의를 안 하고 싶어서 내려왔는데 계기가 된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아이들을 유학 보낸 어머니가 아이들을 데려와 김창옥 강의를 듣게 했는데 "강의 듣고 나니 어떠니?" 물었더니  아이들이 "저 사람이 강의는 잘하는지 모르겠지만 행복해 보이지는 않아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 소리를 듣고 김창옥은 화가 났으며 화가 일주일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았다. 나중에 김창옥이 깨달은 사실은 본인이 틀켜서 당황했다고 털어놓는다. 김창옥 자신도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묻어두고 살아왔다. 그즈음 친구가 힘들면 제주도에 내려와서 쉬고 가라는 문자를 여러 차례 보내오면서 일을 접고 제주행을 결심하게 됐다.

집사부일체에서  소통전문가 김창옥은 사람과의 소통 특히 아버지와 불통이었으며, 자기 자신과 불통이었다고 고백한다. 옆에서 듣고 있던 개그맨 황재성이 초창기 김창옥 강의를 듣고 소통에 대해서 감동을 받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데 어떻게 자신과 불통인 사람이 소통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묻자 김창옥은 대답한다. "자신과 소통이 필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소통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김창옥은 최근 아버지를 보내드리는 과정에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조금이나마 소통할 수 있었던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김창옥이 출연한 집사부일체를 시청하면서 마음이 뭉클했다. 그가 자신과 불통이었다고 털어놓은 데는 아버지와 풀지 못한 회한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미안하고 말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얼마나 미안하다는 말을 부모에게서 듣고 싶었을까? 측은한 마음이 든다. 생각으로 수천번 부모를 용서하고 싶었지만 마음속에 울고 있던 어린 창옥은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었을 것 같다.  아버지가 임플란트 하러 치과에 가서 진료비를 아들에게 청구한 후 전화를 받더니 "막둥이냐? 미안하다"라고 했다. 아버지에게서 태어나 처음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들은 후로 아버지를 안을 수 있었다. 김창옥은 불통을 치료하는 첫 번째는 미안하다는 말이라고 말한다. 사과 없는 소통은 없다. 지금 이 순간 미안한 사람이 생각나면 언젠가는 사과하라고 권한다.

김창옥이 자신의 치명적인 결함을 tv 프로그램에서 만천하에 털어놓은 고백은 미안함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대한민국에서 소통전문가 소통령으로 알려진 그가 아버지와 불통, 자신과 불통인 상태에서 강의를 했다는 사실로 괴로왔을 것 같다. 나도 부모교육 강사로 활동할때 강의와 내 삶이 일치하는지, 진정성이 늘 고민이었다.

김창옥은 집사부일체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커밍 어웃했다. 자신과 불통인 사람이 소통에 대해 말해왔다고 대놓고 폭로한 셈이다. 이런 김창옥이 좋다. 자신의 결함을 드러낼줄 아는 그가 참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살아보니 상처치유라는게 정말 말처럼 쉽지 않다. 사람의 변화가 가장 더디다. 남을 변화시키기는 불가능하고 내가 변화하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중 가장 힘든 치유가 부모 자녀로 이어진 불통 관계이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하고 심리상담을 래 받는다 해도 쉽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같다.

오히려 마음의 깊은 상처를 가진 사람 상처 입은 사람을 더 잘 위로하고 공감할  있다면 상처 없이 소통에 대한 처방을 일삼아 내리는 사람들이  문제라   있다. 예전에 이름 검색하면 널리 알려진 심리상담 선생님에게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교육에 참여한 사람들이 점심 시간에 선생님에게 밥을 먹으면서 뭘 자꾸 물어보자 선생님 특유의 편안한 음성으로 말한다. "궁금한 점이 많으시죠? 저도 점심시간이 쉬는 시간이라 그냥 얘기를 들으면 힘들 때가 있어요.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은 아이스크림, 혹은 커피를  오세요. 그럼 제가   마음을 내서 들을  어요" 한다. 솔직하고 유머러스한 부탁이  가볍고 편안하게 들렸다. 강의  자신의 어머니와 오랫동안 갈등이 있었으며 깊은 갈등을 풀지 못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고백을 들었다. 속으로 저렇게 오랫동안 존경을 받으면서 사람들 마음을 치료하는 일을 하는 분도 자신의 문제를 치유하지 못한  수 있구나. 자신의 문제를 치유해야 다른 사람을 치유할  있다고 들었는데 부모와의 관계를 푸는 일이 전문가에게도 힘든 일인가 보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선생님은  겸손하셨고 사람들의 고통을 깊이 있게 따뜻하게 바라보셨다. 자신이 겪은 고통의 깊이만큼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공감하는 따스함이 있으셨다.


당신이 옳다(정혜신) 나오는 구절이다. "내가 흐려지면 사람은 반드시 병든다. 마음의 영역에선 그게 팩트다. 사람은 나를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에게 끌린다. 사람이 가장 매력적인 순간은 거침없이 나를 표현할 때다 모든 아기가 아름다운 것도  때문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람들은 모두 아름답다. 인간의 꾸미지 않은 순수함 그 자체가 그대로 드러날 때 사람들 모두의 마음 안에도 있는 원래 마음과 연결됨을 느낀다. 옳고 그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 사람이 이해되고 공감된다. 솔직하게 드러낼 때 그 사람의 진정한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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