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화내면 자녀에게 문제가 될까요?

분노 처방전/ 화에 대한 민감도는 아이마다 다르다.

by 남정하

부모교육을 하다 보면 엄마들이 자녀에게 죄책감, 미안함을 많이 느낀다.

자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후회가 앞선다. 잘해주지 못하고 혼내고 소리치고, 화낸 일이

먼저 떠오른다. 이야기 도중에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리는 엄마들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애잔하다. 엄마 마음은 모두 똑같은가 보다. ‘부모 노릇하기 참 어렵다’.

늘 자녀에게 잘 해주고, 좋은 것만 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부모가 돼 보니 알겠다.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부모 노릇은 애를 쓰면 쓸수록 힘들어진다. 잘 하면

잘 하려 할수록 더 힘들어진다. 자식 키우면서 애쓰고 자식 잘 키우려 하는 마음을 비우고,

집착을 내려놓는 게 가장 어렵다. 이 대목에 엄마들은 격하게 공감한다.


부모가 자주 화를 내면 부정적인 영향이 고스란히 자녀에게 간다.

화내지 않겠다고 결심하지만 말처럼 안된다. 알면서도 화가 나면 퍼붓게 된다, 화가 나면 제정신이 아니다.

아는 것으로는 감정을 컨트롤하고 조절할 수 없다. 그럴 때 부모로서 죄책감과 좌절감이 밀려온다.


" 아이가 어느 정도만 말을 들어도 그렇게 화가 나지는 않을 거예요"

아이와 하루 종일을 지내는 게 제일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엄마들은 "하지 마"를 입에 달고

살 수밖에 없는 일상을 털어놓는다.

" 하지 마! 그러다 넘어져 " " 하지 마! 위험해 " " 동생이랑 싸우지 말랬지 "

하루에도 수십 번 "하지 마"를 외치다 보면 하루 해가 저문다. 화낼 일이 평온한 순간보다 훨씬 많다.
육아서에 적힌 대로 "엄마가 놀아줬으면 좋겠구나. 근데 지금 설거지 중이야.

“ 배고프지? 얼른 밥해 먹고 우리 같이 놀자. 우리 딸 기다려줄 수 있지? "



처음 몇 번은 애써 노력해서 배운 대로 말할 수 있다.

그런다고 가만있을 애들이면 아이들이 아니다. 예상은 늘 빗나간다

뭐든 아이는 지금 당장 해달라고 한다. 당장 해 주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막무가내다.

이쯤 되면 인내에 한계가 온다. 육아서에서 하라는 정보는 책에 나온 이론일 뿐이다.

결국, 자녀는 지금 당장 놀아달라 울고불고 난리가 나고, 엄마는 참다 참다 소리를 질러야 끝이 난다.

하루 중 "아이가 잘 때 가장 예쁘다 "라는 말이 왜 나왔겠냐 말이다.

부모가 화를 내지 않고 자녀를 키운다는 건 사실 어렵다. 화를 절대 내지 않는다고 세운 원칙 때문에 오히려

화를 더 자주 내게 된다.


화가 나는 건 그만큼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엄마도 화 날 수 있고 몸이 힘들고 피곤할 때

함께 놀아주기 귀찮고 힘들다.‘엄마는 자녀에게 절대 화를 내서는 안된다 ‘는 말을

들으면 오히려 화가 난다. 문제는 화를 내는지, 안 내는지에 있지 않다고 본다.

화가 나는 건 자녀 때문이 아니라 부모에게 원인이

있다는 자각과 자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화를 표현하는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부모가 화를 내서는 절대 안 된다’가 아니라 화라는 신호를 통해 자신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화에 대한 민감도란 자녀가 혼이 나고 나서 얼마나 괴로워하하는지 느기는 정도를 말한다.


부모교육 현장에서 만난 엄마들은 어느 정도 화를 내면 자녀에게 문제가 되는지 궁금

해한다. 자녀 둘을 키우는 데 똑같이 화를 내도 한 아이는 돌아서서

헤헤 거리면서 언제 혼이 났는지 멀쩡한데 한 아이는 며칠이 지나도록 혼 난 일을

마음에 두고 엄마 눈치를봐서 속상한 경우가 있다.

부모마다 분노, 절망이나 좌절에 대한 참을성 즉 화에 대처하 는 능력이 다 다른 것처럼

화에 대한 자녀의 민감도 또한 아이마다 다르다.


화에 대한 민감도란 부모에게 혼이 난 자녀가 1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 없었던 일처럼 여

기는지, 하루 종일 혼이 난 수치심과 좌절감 때문에

괴로워하는지 느끼는 정도를 말한다

. 또한 민감도는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아이마다 다르다.

한마디로 어느 정도 화내면 문제가 될지는 부모마다. 자녀마다 다르다고 봐야 한다.

학교나 집에서 유난히 위축되어 있는 아이, 자신감 없는 아이, 표현을 잘 못하는 아이,

지나치게 공격적인 아이, 산만한 아이, 충동적인 아이, 억울해서 자주 울면서 얘기하는

아이 모두 부모의 양육태도, 부모의 감정조절에 대해서 살펴봐야 한다.

대개 자녀가 부모의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하면 자녀에게서 원인을 찾고,

자녀에게 어떻게 해줘야 할지 방법을 먼저 찾으려고 한다.

문제를 부모 자신에게서 먼저 찾는 것,

‘화내지 않는 좋은 엄마’가 되고자 한다면 가장 명심할 일이다.

자녀의 연령이 어릴수록 문제의 원인을

부모 자신에게서 찾을 때 가장 빠르게 해결책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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