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처방전/ 부모가 받고 싶은 사랑을 자녀에게 주려는 집착
유치원 교육을 갔을 때이다. 강의가 끝나갈 무렵 아이 셋을 키운다는 젊은 엄마가 손을
들고 말했다. " 저는 아이 셋을 키워요.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어요. 눈 뜨면
아침이고 밥 먹고 치우면 잘 시간이에요. 하루는 잘 시간 전에 양치질할 시간이었어요.
4살 둘째 딸이 양치질을 자기가 하겠다고 우기는 거예요. 빨리 씻기고 재운 후 쉬고
싶었거든요. 한참 실랑이가 벌어졌어요. 진이 빠져서 둘째한테 그럼 네가 닦아 보라고
칫솔을 줬더니 신나 하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닦아요. 거기까진 좋았는데 치약 거품
을 흘리고 다니는 거예요. 순간 화가 났어요. 잠잘 시간이지만 참을 수 없어 소리를 백
질렀어요. 칫솔을 아이 손에서 뺏어서 들고 아이를 눕히고 강제로 칫솔질했어요. 아이는
죽는다고 자지러지는데 순간 보이는 게 없었어요. 빨리 씻겨 재우고 쉬고 싶은 마음뿐이
었어요, 화가 나서 엉덩이 한 대 때리고 겨우 잠을 재웠어요. 울다 딸꾹질하면서 잠이
든 아이를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좋은 엄마이고 싶은데 또 폭발했구나! 며칠 잘
참았는데 폭발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어요"
아이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젊은 엄마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아이에 대한 미안
함과 화를 낸 죄책감, 좋은 엄마가 못 된다는 자책, 자기 비난이 담겨있었다.
좋은 엄마 콤플렉스는 왜 생기는 걸까? 보통 자신의 상처를 아이를 통해서 되돌리기 위
해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 자신이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을
경우, 자신의 어린 시절을 극복하려는 미해결 과제가 남는다. 누군가를 과도하게 잘 챙겨
주는 사람은 내면에 자신이 보살핌을 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잘 챙
겨주는 것에 집착하는 엄마는 사실은 자신이 어린 시절 받지 못했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다.
좋은 엄마 콤플렉스는 자신이 받고 싶었던 사랑과 관심을 자녀에게 주려 하기 때문에 자
칫 집착되기 쉽다.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자신의 기대가 죄책감과 자책, 자기 비난
을 키운다. 자녀를 키우면서 1년 365일 좋은 엄마일 수 없다, 오히려 그래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자녀에게 화나 짜증을 쏟아붓게 한다. 자녀와 감정적인 면에서 좋은 엄마란 화를
내지 않는 엄마가 아니라 화가 났을 때 솔직히 인정하고 표현하는 엄마이다.
감정의 일관성, 감정의 성실성은 곧 화나 분노가 아이 때문에 생긴 게 아니라 부모 자신의
받고 싶은 사랑과 관심 때문이란 걸 이해하고 자녀에게 표현하는 거로 생각한다. 부모
가 최선을 다하지만 때론 힘에 부칠 때 자녀에게 화났다고 고백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용
기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쌓였던 분
노가 미친 듯이 요동칠 때 부모 마음속에 잠자고 있던 어린 상처가 자극된 게 아닌지 잘
관찰해야 한다. 부모 자신이 받고 싶었던 사랑과 관심이 자녀에게 쏟아부어 지거나, 무관
심, 비난으로 표현되는 게 아닌지 잘 구별할 필요가 있다.
엄마 개인적으로 갖는 좋은 엄마 콤플렉스 이외에 사회에서 주는 책임감 또한 버겁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엄마 역할이 여성들에게 자신의 인생에서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마치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처럼 좋은 엄마가 되는 것에 목숨을 건다.
언제나 집착은 욕심을 잘못된 결과를 낳듯 좋은 엄마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아이에
게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요 즘 엄마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산다. 모든 역량을
아이에게 집중한다. 예전 세대에게는 그냥 엄마라고 불리던 역할을 좋은 엄마라는 이름표
를 달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산다. 육아에 정답은 없다. 변화된 사회환경 속에 시행착오
를 통해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하는 엄마들은 그만큼 걱정과 두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내가 하는 양육이 맞는 건가 이 방법이 아이에게 최선인가 나는 잘하고 있나 그토록 많은
육아서적이나 육아에 대한 정보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것은 어쩜 그만큼 불안해
하고 있단 말이 된다. 이런 정보들을 자신과 아이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은
엄마이기 때문에 모두 다 옳다. 당신 자식을 당신만큼 사랑하고 잘 돌봐줄 사람은 이 세상에
당신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