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처방전/ 감정단어로 자녀의 감정을 추측해서 물어본다.
자녀의 마음 읽기를 도와주는 감성능력 시간에 알려주는 첫 과정을 소개하겠다.
휴대전화기에 감정단어를 검색하면 다양한 감정단어 목록이 뜬다. 컴퓨터에서 프린트해 식탁이나
냉장고 앞에 붙여놓고 수시로 엄마 자신이 화났을 때 기분이 뭔지 찾아보면 연습이 된다.
우선 자녀 기분을 읽어주려면 먼저 자녀를 잘 살펴봐야 한다. 얼굴 표정은 어떤지, 목소리 톤,
어깨가 펴져있는지, 발걸음 소리, 신발 벗고 가방 내려놓는 모습 등을 자세히 본다.
우린 평소 얼굴을 살피지 않고 다른 일을 하면서 말만 주고받는다.
" 밥 먹었니? 학교 잘 다녀왔니? 간식 먹을래? 학교에서 무슨 일 없었어? "
자녀 기분이 어떤지 살피지 않은 채 밥 차려주고, 간식 주고 알림장 훑어보면서 집안일을
동시에 한다. 자녀 마음을 읽어줄 때는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렇다고 빤히 쳐다보란 얘기가
아니다. 자녀와 눈을 맞추고 자녀 얼굴 표정을 보살피듯이 관찰한다.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하는데 속으로 힘들어 보이는지, 표정은 밝은 지, 어두운지, 목소리 톤이 무거운 지, 발걸음,
몸 상태는 어때 보이는지 살핀다. 그러니까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야 방송을 들을 수 있듯이
자녀와 감정의 주파수를 맞추고 표정을 살핀다. 자녀의 감정을 함께 느끼려고 노력한다.
" 응 씻고 나와 엄마가 간식 준비할 게"
그동안 감정단어를 들여다보면서 자녀 감정을 몇 가지 추측해 본다.
간식을 먹으면서 " 어째 오늘 시무룩해 보이는데 우리 딸, 힘이 없어 보여. 오늘 학교에
서 기분 어땠어? “ 자녀가 감정표현이 어려울 때 부모가 몇 가지 감정으로 물어봐 준다. 이때 감정 조견표나 감정단어를 놓고 함께 찾아보면 훨씬 수월하다. 함께 감정을 찾는 동안, 학교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공감이 이루어진다.
“ 조마조마하고, 긴장되고 힘들었구나. 갑자기 쪽지 시험 쳐서 당황스럽고 짜증이 났겠구나,
친구가 도시락 반찬을 쏟아서 왕창 스트레스받은 날이었구나 저런! “
화가 잔뜩 나서 발을 퉁퉁 구르면서 마음을 알아 달라고 하는 자녀에게도 감정단어를 찾아
감정을 물어봐 주면 화가 쉽게 진정될 수 있다.
" 동생 때문에 화가 많이 난 것 같은데, 지금 기분 어때?"
" 이 중에 지금 네 기분을 말해주는 느낌이 있어?"
감정단어를 주욱 펼쳐놓고 지금 기분을 물어보고 찾는 동안, 엄마에게 화난 이유를 일러
바치고 위로받을 수 있다.
“ 짜증 나고, 싫고, 귀찮고 힘들어.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고 안되면 엄마한테
고자질해서 나만 매번 혼나서 억울해,“
엄마는 네가 동생이랑 잘 놀다가 장난감 집어던지면서 싸워서 “많이 놀랍고 걱정돼,
무슨 일일까 궁금하고 , 가슴이 철렁하고, 염려되는 마음이 있어! 형제끼리 서로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 힘이 빠져 " 자녀 감정을 함께 찾고 감정단어로 표현하도록 한 다음,
엄마가 느끼는 감정도 함께 표현한다.
자녀 연령이 어릴수록 자녀가 원했던 욕구를 읽어주면 좋다.
" 동생이랑 잘 놀아주려고 했는데 널 이기려고 해서 화가 났구나 “
“ 엄마가 동생이랑 싸우면 너만 혼내서 억울하기도 하고”
“ 엄마가 동생이랑 싸우면 뭐 때문에 싸웠는지 네 얘기를 들어주길 바라?
무조건 네가 혼이 나서 그게 제일 억울하구나 “
자녀 마음을 읽어줄 때 감정을 정확하게 읽어줄 필요는 없다. 가려운 곳이 어딘지 물어
가면서 찾아가듯 “네 마음이 이런 거야?”물어봐 주면 된다.
엄마가 보기엔 네가 좀 힘들어 보이는데, 어때?
“ 엄마는 네 마음을 이해하고 싶은데 잘 모르겠어. 네 기분을 말해볼래?”
“ 엄마가 다음에 어떻게 해 줬으면 좋겠는지 얘기해줘”
자신의 감정이나 아이 감정을 읽을 때 정확하게 한 가지 감정으로 표현할 필요 없
다. 지금 기분이 어떤지? 뭘 원하는지? 감정을 물어봐주고 원하는 걸 이야기하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풀어지고 갈등이 해결될 수 있다.
그만큼 감정을 물어봐주는 일이 중요하다.
자녀가 학교에서 집에 늦게 왔을 때 “ 왜 이렇게 늦었니?”라고 물으면 혼내는 말로
받아들이기 쉽다. “왜”라는 말은 원인을 묻는 말로 부모가 생각하기에 합당한 일이
라면 그냥 넘어가지만 합당하지 않다면 혼을 내겠다는 말로 전해진다. 늦을 이유가
없는데 “왜 이렇게 늦었니?”라고 묻는다고 느껴지면 자녀들은 대개 대답을 안 한다.
“ 왜 이렇게 늦었니?”보다 “ 무슨 일 있었니?”“ 어쩌다 늦게 됐니?”물어보면
나름대로 늦은 이유를 편안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네 표정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라고 물어보면 자녀들이 대답하기 어렵
다. “ 오늘 기분이 어때? 힘이 없어 보이는데 괜찮아?”이렇게 물으면 좀 더 편안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가 물어보는 게 훈계를 하거나 답을 주려는 게 아니라 자녀
이야기를 들어보고 함께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하고 싶다는 의미가 전해진다.
특히 감정은 처음에는 혼란스럽고 불편해서 어디서 뭘 먼저 이야기해야 할지
잘 떠오를 때가 많다.
부모는 어떤 의도도 갖지 않고 자녀가 충분히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하면
자녀 혼자 자신의 감정을 정체를 알고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