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처방전/ 뭘 할 때 ,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한 워크숍에서 만난 젊은 엄마였다.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3일 워크숍이었는데 강의 중간중간
아기 수유 때문에 들락날락해야 함을 알리고 같은 조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딸 대신 강의장 근처에
친정부모님이 오셔서 아기를 봐주고 계시고, 시간마다 만나서 모유를 먹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친정부모님과 아기가 신경 쓰여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갖기 어려울 텐데 그래도 이렇게 강의에 참석할 수 있어서 좋고, 숨을 쉬고 돌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서 모두들 박수를 쳐 주었다.
교사이고, 육아휴직 중인 그 젊은 엄마는 하루 종일 아이랑 씨름하다 보면 무기력해진다고 하소연한다.
뜨겁고 숨쉬기 어려운 뿌연 김이 서린 목욕탕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확 느껴지는 답답함을 느낀다 했다.
순간 그 표현이 마음에 후욱하고 와 닿았다. 그럴 땐 남편이 밉고 원망스럽다. 나가서 벌면 더 많이
벌어올 수 있는데 여자이기에, 엄마이기에 견뎌야 해서 힘들다. 문제는 남편이다. 저녁에 집에 와서 피곤하다고 밥 먹고 소파에 앉아 TV 보는 남편 때문에 화가 잘 가라 앉지 않는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다가 “ 아이 키우기 많이 힘들고 지쳐 보이세요. “
잠시 그 감정에 함께 머물러 있은 다음 ” 언제가 가장 행복하세요? 몸과 마음이 피곤하고 지칠 때
뭘 하세요? “ 물었더니 잠시 말이 없다. 그리고 천천히 마치 오래된 보석상자에서 추억의 물건을
꺼내는 표정으로 말한다. “ 혼자 카페에서 차 마실 때요. 음악을 들으면서, 친구한테 카톡도 하고,
책을 읽어요.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갖고 나면 홀가분해져요. 그리고 다시 일상을 살 힘을 얻어요 “한다.
그러더니 " 그러고 보니 제가 요즘 제 시간을 갖지 못했네요 "한다. 그 말을 하면서 젊은 엄마의 얼굴은
분명 생기가 돌았다. 좀 전 목욕탕 문을 열고 들어갈 때 숨이 막힐 듯 느꼈던 답답함이 사라진 표정이다.
목소리가 밝아지고 표정이 환해진다. “ 예전 살던 집 1층에 카페가 있었어요. 남편 퇴근하면 아이 맡기고
10시쯤 카페 가서 혼자 차 마시고 올라왔어요 “ 지금은 이사를 해서 혼자 있는 시간을 좀체 갖지 못했다면서 남편한테 자신을 회복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이야기해 보겠다고 말한다.
젊은 엄마의 한결 행복해 보이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한가? ”이 질문이 갖고
있는 힘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행복했던 순간, 행복한 감정을 떠올리는 자체로 기분이 전환될
수 있다.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 강의할 때 물어본다. 엄마들은 “ 아이들이 잘 자라고 가족이 행복할 때요 “ ” 남편이 승진하고 아이들 성적이 올랐을 때요 “ ” 남편이 생일이라고 카드 줬을 때요 “
”자녀들이 생일선물이랑 편지 써줬을 때요 “라고 대답한다. 자녀와 남편이 잘 되는 게 엄마들 행복이다.
그러니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기를 쓰고 자식 교육과 남편 뒷바라지에 열과 성의를 다할 수밖에 없다.
자녀와 남편이 자신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다. 그러니 화가 날 수밖에 없다.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이 질문에서 물어보는 행복은 자신으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말한다.
자녀를 키우면서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한 해답을 찾기 위해 나 또한 애쓴 사람 중 하나다.
많은 질문 들 중에 “ 당신이 행복한 순간 ”에 대해 고민하면서 자녀교육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있었던 것 같다. “ 엄마가 행복해야 자녀가 행복하다 “ ”부모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만 자녀에게 줄 수 있다,“ 이 말들이 나에게 준 영향들은 컸다.
“내가 언제 가장 행복한가? ” 묻고 답하는 시간을 통해, 나는 아이들에게 “네가 행복하게 하는 일이 뭐야! “ ”넌 언제 가장 행복해? “ ” 넌 행복하기 위해 뭐가 필요해? “ 자녀에게 묻고 있었다.
어쩌면 부모 자신도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을 함께 찾아가는 여정이 아닐까? 부모가 된다는 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