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by 진진

"와.." 하늘을 올려다본 준수는 그만 탄성을 질렀다. 파랗고 파란 하늘. 하늘에 구름 하나가 뭉게뭉게 예쁘게 뭉쳐 떠 있었다. 며칠만에 구름을 본 건지, 아니 살아있는 공기가 떠도는 야외로 나온 건지 모르겠다.


준수는 마스크를 잠시 내리고 힘껏 코로 공기를 들이쉬었다. 마스크에선 땀에 쩐내가 났다. 말한마디 하지 않았는데 재채기를 몇 번 해서인지 마른 침냄새도 났다. 철문을 열고 다시 저 건물안으로 들어가는 게 몸서리치게 싫었다.


철문엔 두꺼운 쇠 자물쇠가 걸려있었다. 준수가 나오도록 문을 열어준 남자는 묘한 눈빛으로 말없이 쳐다봤다.


"다시 들어가야 되죠?"


말 없는 남자와 잠심 눈싸움을 하고 준수는 철문을 당겨 열었다. '쾅' 준수의 뒤에서 문이 닫혔다. 어두운 복도 바닥에는 점점이 야광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복도를 따라 걸어가 닿은 공간에 여러개의 방이 있었다. 고시원철머 101, 102 하는 식으로 호수가 적혀있었다. 준수의 방은 105호다. 주머니에서 작은 열쇠를 꺼내 105호 문을 돌려 열었다. "어차피 가둬둘 거면 방열쇠는 왜주는 거야?"


준수의 작은 방에는 침대와 컴퓨터가 놓여있었다. 조명도 창문도 없었다. 컴퓨터에서 불빛이 세 나왔다. 침대는 흰색 시트가 덮혀 있는 것처럼 보였다. 희미한 모니터 불빛에 비춰 본 거라 어쩌면 파란색? 회색일지 모른다고 준수는 생각했다.


컴퓨터 앞에 앉은 준수는 열심히 타자를 굴렸다. 비염을 앓는 준수는 재채기를 계속했다. 이곳엔 마스크를 벗지말라는 이상한 규칙이 있었다. "어차피 방안에 가둬 둘 거 마스크는 왜 쓰라는 거야." 마스크를 벗으면 천장 부근에서 귀가 찢어질 듯 소음이 났다. 처음 며칠 동안은 하루에도 수십번 소리가 났다.


밤, 그것을 밤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피곤해서 잠에 들 무렵에는 모니터의 시계에 의지했다. 사실 시계 속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잊고 지냈다. 코딩 공장에 취직하면 돈을 준다고 했다. 요즘 세상에 흔하디 흔한 개발자들이 이 지역에 몰렸다. 공장으로 가득한 이 동네에는 노조도 없고 휴식도 없다. 돈은 따박따박 입금됐다.


컴퓨터를 키면 그날 작업할 분량이 나왔고, 작업 마감 시간이 모래시계처럼 줄어들었다. 마감을 못하면 통장에서 돈이 줄어들었다. 고향을 떠나 상경한 가난한 이들을 할 수 있는 게 코딩 밖에 없었다. 작업 할당량을 달성 순위가 가장 높은 준수에게 주어진 상이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준수는 다시 아무런 생각 없이 타자를 쳤다. 코딩처럼 단순한 일을 하는데 생각할 시간은 없으니까. 5분 정도 바라본 하늘이 생각났다. "다시 하늘 보러 가고 싶다." 준수의 손가락은 잠시 멈칫 했다 다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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