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란 세계의 모든 사람, 사람과 동물을 구별해서 부르는 말이야. 사람과 동물은 무엇이 다를까?"
교실에는 말소리 대신 동물 울음 소리같은 웅성임만 맴돌았다. 윤리교사인 승혜는 잠시 멍하게 학생들을 바라봤다. 보통 한 두명은 수업을 듣는 아이들이 있기 마련인데 이 반은 아무도 듣지 않는다. 자기들끼리 떠들거나 음악을 듣거나 자거나 웃거나. 수업중이지만 최소한의 눈치도 보지않는다. 칠판을 몇 번 쳤다.
"자자. 모두 집중! 수업 시간에 뭐해야 돼."
"놀아요~"
한 아이가 일어나서 춤을 췄다. 반 아이들은 아까보다 더 시끄럽게 떠들었다. "미친놈 하하."
승혜는 멍하니 그 아이를 처다봤다. 이 남자아이는 괜히 진지한 표정을 짓고 춤을 췄다. 두팔을 좌우로 흔들면서 엉덩이를 흔든다. 웃음소리가 커지자 녀석이 교복 윗도리를 벗어버렸다. 주위의 아이들은 휴대폰을 열고 동영상을 찍었다. 수업시간에 휴대폰을 일괄적으로 제출하는 게 인권침해이고 휴대폰을 가지고 있을 권리가 존중받아야한다는 위원회 결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히하호우!" 윗옷을 벗어버린 아이는 책상위로 올라가더니 알아듣기 힘든 소리를 냈다. 몇몇 녀석이 이 아이를 따라 책상에 올라갔다. 춤인지 뭐를 동작을 하면 몸을 흔들었다. 책상에 올라간 아이들은 휴대폰을 집어던지고 윗옷을 벗어버렸다.
"그만해! 뭐하는 짓이야!" 승혜가 소리를 질렀따. "뭐하는 짓이야~" 아이들이 따라서 소시를 질렀다. 괴성을 지르던 아이들은 바지도 벗어버렸다. "우하하하하" 책상위에 올라가지 않던 아이들도 책상 위 아이들을 따라했다. 바닥을 뒹굴며 웃어댔다. '이~'하고 입을 벌려보이더니 침을 뱉었다. 옷을 입은 아이들이 없었다.
"히핳!" 한 아이가 승혜를 향해 손가락질했다. 갑자기 교실이 조용해지더니 시선이 모두 승혜에게로 갔다. 한 아이가 바닥을 기어 교실 앞쪽으로 갔다. 승혜는 조금씩 뒷걸음질치며 앞문쪽으로 갔다. "뭐하는 거야 너희들! 그만 안 해!"
어느새 승혜 앞까지 온 한 아이가 조심 스럽게 손가락을 뻗었다. 승혜는 몸서리 치며 몸을 피하고 앞문을 열고 나왔다. 도망치지 않겠다고 여러번 다짐했는데 이날은 다짐이 기억나지 않았다.
교실 밖 복도에는 몇몇 교사들이 주저 앉아 울고 있었다. 울고 있는 이들만 사람이었다. 복도에서 이상한 환호성이 울렸다. 한 아이가 앞문을 넘지 않고 멍하니 서있었다. 이빨을 다시 내보이며 승혜를 쳐다보더니 다시 무리로 돌아섰다. 승혜는 더 이상 교사로 지낼 자신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