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사람들 8
평일 낮에 배우는 평생교육은 여성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이제는 일하는 남성도 유연하게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일터가 많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마다 우리는 남성 학습자를 염두에 둡니다. 그분들에게 솔깃할 프로그램으로 실물 경제 프로그램도 만들고, 생태계와 정원 돌봄 프로그램도 기획해 봅니다.
심지어 막걸리를 만들어보고, 대놓고 거기에 곁들일 안주 만들기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하지만 평생교육 프로그램에는 아직도 여성들의 참여가 훨씬 많습니다. 프로그램 홍보에서도 그들을 찾아 나서지만 아직도 남성 학습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손을 내젓기도 합니다.
배움에 성별 경계는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남성도 싱잉볼 요가를 배우고 스포츠댄스로 몸을 풀어주면 좋습니다.
어반스케치 그림을 그리고 클래식 기타를 연주해도 괜찮습니다.
흑백 요리사가 아니어도 반찬이 되는 요리를 해보고 제과 제빵을 해도 가족들에게 점수를 딸 것입니다.
여성도 가정에서 간단한 공구를 다룰 줄 알고 목공이나 드론을 날리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많은 남성들은 아직도 망설입니다.
"남자도 와요?"
접수기간에 학습신청을 망설이며 제일 먼저 묻는 말입니다.
처음에는 배우자를 따라서 오시기도 합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 보자고 손잡고 프로그램을 신청하시는 여성 분이 많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이나 두 번씩 이루어지는 수업에 남성 수강생은 손을 꼽을 정도라서 혹시 한분이라도 들어오시면 아이돌 버금가는 환대를 받습니다.
왜냐하면 프로그램에 남성의 시각이 곁들여져서 폭넓은 배움이 이어지거든요.
가령 독서토론 프로그램에서 같은 글을 읽더라도 남성 학습자의 시각은 여성들과 다를 때가 많습니다. 그들의 입장으로 아버지와 남편의 마음을 대신 읽는 학습자가 눈물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가 심리 수업이라면 더욱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사회에서 조직생활을 하시느라 굳어진 속을 드러내기를 망설이는 남성도 많습니다. 남자로 태어나고 자라고 살면서 차마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 거라고 뼛속 깊이 새겨진 남성들의 굳어진 마음에도 평생학습은 마중물이 되어줍니다.
평생교육에 처음 오신 분은 있어도 한 번만 오시는 분은 없습니다. 처음에는 용기를 내서 각오를 하고 억지로 오신 분이 해보니 좋으시다고 이 프로그램 저 프로그램을 들으시고는 원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우리도 정말 뿌듯합니다.
하루는 퇴임하신 교장 선생님께서 오셨습니다.
"내가 더 배울 게 있을까요?"
많은 남성은 높은 직책으로 퇴임하실수록 이렇게 생각하고 평생교육에 안 오십니다.
하지만 평생교육은 급변하는 세상에 발맞추어 만들어집니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여 동영상을 만들고, 유튜브의 향유자에서 공급자가 되기도 합니다. 이는 그분들의 경력이 밑거름이 되기도 하고 소위 경제 논리로도 손해가 아닙니다.
돈 많이 내고 멀리 서울 가서 배우지 않아도 되는 프로그램을 동사무소에서 공짜로 한다는데 남성들은 놀라십니다. 그리고 당신들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무료' 수업에 큰 기대를 안 하시고 시작하십니다.
그러나 수업이 진행될수록 열이면 열 다 놀라십니다. 여성들에 비해 표현은 여전히 인색하시지만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어반스케치를 배우고 미리캔버스 활용과 캔바를 배우셨습니다. 사이사이 클래식 기타반에 들어가시고 이제는 전자책 쓰기를 수강하십니다. 그동안 배운 솜씨로 전체 표지를 멋지게 그려 오셔서 학습자들을 기쁘게 해 주셨습니다. 오랫동안 해오신 캘리그래피로 책 제목도 멋들어지게 써주십니다. 그분의 전자책은 평생학습의 집대성으로 보였습니다.
급변하는 이 세상은 돌아서면 신기술이 나오기에 돌아서면 모르는 것 투성이입니다.
빠르게 초고령화사회에 들어선 우리나라입니다.
디지털세상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쉽게 배워서 잘 쓸 수 있는 편안한 세상입니다.
평생교육, 배움의 현장에는 여성 남성이 따로 없습니다.
오직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배움에 도전해 보겠다는 한 발자국의 용기가 필요할 뿐입니다.
남성분들, 평생교육으로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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