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배우는 사람들 10

by 함께걷는제제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정규교육과정이 아닙니다.

학습자들이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자격증 관련 프로그램이 있고, 취업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학력인증 교육도 아닙니다.


하지만 늘 염두에 두고 기획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소통입니다.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살던 시절이 아니더라도 학습상담을 하다 보면 시민들은 소통을 생각보다 어려워합니다.


저 사람은 왜 그럴까요?
나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가정 안에서 남편과 아내로, 부모와 자식으로 눈만 뜨면 얼굴 맞대고 사는데 서로를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오랜 친구 사이에도 하나 둘 말과 행동이 쌓여서 오해가 되기도 합니다.


지역사회에서 봉사하겠다고 만나는 활동가들도


"저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하면서 대개 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그 많은 소통 중에 제일 어려운 상대는 놀랍게도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평생교육은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하지만 늘 '소통'을 염두에 두고 만들게 됩니다.


그림을 그려도, 음악을 들어도 "~를 이해하는"

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커피를 내려도 뜨개를 해도 "~를 위한"이라는 표현을 붙입니다.


나를 알고 가족을 이해하면 지역사회의 누구라도 훨씬 편하게 다가갈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텔레비전에 나오는 OOO 박사는 아니지만 심리를 읽고 행동을 분석하는 강사를 모시는 프로그램은 쉬지 않고 열립니다.


도형심리로 학부모로서 나를 알아가는 시간
색채와 미술로 읽는 심리분석
타로 심리
음양오행성격심리 분석
독서심리상담
체크리스트로 알아가는 심리 등등



지역에서 오가며 활동하시는 '잉어여사'도 바로 그런 프로그램 중에 만난 학습자였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태도가 답답하다고 첫 시간부터 수업에 오게 된 이유를 밝혔습니다.


도대체 이해를 못 하겠어요!

잉어여사의 남편은 쉬는 날이면 집에서 꼼짝을 안 하려 한다고 했습니다. 외식을 하려 해도 메뉴를 말하지 않고, 집안 대소사에도 의견을 내기는커녕 손 하나 대지 않으려 해서 깡마른 자신이 다 이러고저러고 하느라 너무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하나뿐인 아들과는 성격이 잘 맞는다며 답답한 남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신세한탄을 했습니다.


물고기로 가족을 표현한 학습자의 그림

강사님은 학습자들에게 빈 어항이 그려진 종이를 주고 가족 구성원을 그려보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어항 가득 자신을 표현하는 화려한 잉어를 중심에 그리고 바로 옆에는 아들을 작은 잉어로 그렸습니다. 그리고는 저 구석에 작은 물고기 한 마리를 검게 그려 넣었습니다. 잉어여사는 가정에서 1순위에 있었습니다. 화려하고 제일 큰 잉어가 자신이었고, 남편은 아들 다음으로 3순위에 검은 물고기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강사님은 그림을 통해 가족에 대한 잉어여사의 생각을 읽어주고 남편과 아들의 심리를 읽어주었습니다.


결국은 각자의 타고난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심리 테스트를 통해서 본인의 성향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소통은 나를 알고 상대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잉어여사는 강사의 설명에 깜짝 놀라며 자신의 태도가 남편을 가정에서 소외시키고 더욱 설 자리를 뺏고 있었다는 것에 미안해했습니다.



그 후에 수업에서 만난 잉어여사는 훨씬 편안해 보였습니다.


이 수업을 듣고 내 남편을 조금 알 것 같아요.

평생교육은 소통으로 우리 가정과 사회를 더욱 따뜻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sticker sticker


#함께걷는제제 #브런치북 #배우는사람들 #소통 #심리공부

이전 06화미술 좀 아는 여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