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사람들 15
새 해가 밝은지도 벌써 세 달이 지나고 모든 학교가 정규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입학을 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선생님과 낯선 환경에서 차차 적응이 되어가는 시기입니다. 이제는 애들을 학교에 보낸 엄마들도 긴장감을 내려놓고 삼삼오오 일상의 여유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기관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시간입니다.
학습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지역의 특성을 참고하여 최적의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강사와 프로그램 세부 내용도 논의하고, 제목도 정하고 홍보지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일주일이 지나면 프로그램 접수를 받을 예정입니다.
블로그와 홈페이지에 온라인 홍보가 오픈되었습니다.
물론 동 게시판이나 아파트 게시판과 시민들이 자주 찾는 관내 도서관이나 관공서에도 홍보지가 붙습니다.
매니저님, OOO입니다!
이맘때쯤이면 반드시 전화를 걸어오시는 분이 몇 분 계십니다. 성함을 기억할 만큼 기존의 수업에도 꾸준히 참석하셨습니다.
그분들은 온라인, 오프라인 홍보와 별개로 우리에게 연락을 주시고 직접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아마도 꼼꼼하신 성격이실 수 있습니다.
우리 센터 사업의 모든 프로그램이 공정하게 온라인으로 동시에 접수를 받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혹시라도 실수를 해서 접수를 놓칠까 봐 걱정이 되신다고 합니다. 간혹 가족이나 친구가 접수를 하고 싶은데 기술적인 미흡함을 걱정하셔서 실제 상황처럼 연습을 하러 오시기도 합니다.
이런 학습자가 귀찮다던지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그분들은 평생교육을 실천하는 분들이고 수업을 통해 많은 긍정적인 면을 꾸준히 보여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홍보사절단을 자청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금융교육을 좀 해주면 안 될까요?
한 가지 수업이 끝날 때마다 우리 기관에서는 희망하는 프로그램을 설문지에 남겨 주십사 요청하는데 그분들의 요구는 참고가 됩니다. 꾸준히 수업에 참여해 오신 학습자의 입장에서 새로운 학습을 요청한다는 것은 우리의 평생교육이 만족스럽다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한 남자분은 우리의 수업으로 스마트폰 교육, 안전교육, AI그림책 만들기, 파스텔화 그리기, 금융교육 등을 꾸준히 들어오셨습니다. 수업이 끝날 때마다 말씀하십니다.
나보다 우리 집 사람에게 필요하겠는데......
다음 수업에는 같이 오시죠?
그이는 배우는 걸 싫어해요.
그런데 이번에는 배우자를 위해 접수방법을 상의하러 오신다네요.
배우자께서 교육받는 걸 동의하셨나요?
그렇다고 하시며 밝은 목소리로 상담 약속을 잡았습니다. 저희도 기대가 됩니다.
몇 년 동안 설득을 못하셨다고 했는데 어떻게 같이 오시게 되었을까요?
그러고 보니 부부가 함께 수업에 오시는 은퇴하신 선생님 부부가 생각납니다.
그분들은 식물에 관심이 많으셔서 공원 산책이나 숲체험 수업에 함께 하셨습니다. 늘 남편께서 아내를 자동차에 태우고 오셔서는 멋진 보디가드처럼 아내가 불편함은 없는지 체크하셨습니다.
다른 학습자들의 부러운 눈빛을 보셨을까요?
댁에 돌아가셔서도 취미생활을 같이 하는 요즘이 행복하다고 후기를 남기셨습니다.
평생학습 초창기에는 아내가 남편을 손잡고 오던 시절이 많았습니다. 평생교육은 여성들의 전유물같이 여겨졌고 은퇴하고 집에 들어앉은 남편을 버거워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따님이 어머니의 교육신청을 부탁하는 상담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잠시 육아 휴직 중인 며느리를 시어머니께서 소개하십니다.
자영업을 하시는 따님을 위해 아버지께서 미리 설명을 요청하십니다.
이 좋은 걸 나만 알 수 있나요?
평생교육이 가족들에게도 지인들에게도 소개하고 싶은 더 즐거운 배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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