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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틀콜드 Feb 08. 2022

할머니랑 살아서 좋겠다는 이들에게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이 글이 평소 '잘해야지'하며 생각만 하는 분에게,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게 도와줄 겁니다.










물론, 내 할머니와 살면서 좋은 점도 많다.

그러면서도 감수해야 할 점은 다음이다.


옷방 바닥에, 아무것도 씌우지 않은 과일을 그대로

김치냉장고 안에, 음식 든 냄비를 뚜껑도 덮지 않고 그대로

고기 구운 프라이팬을, 닦지도 않고 그대로 보관

국자를 쓰고, 뭐 묻은 상태로, 다른 거에 받치지도 않고 상부장 위에 그대로

혼잣말

무슨 말을 건네면, 놀라거나 짜증, 혹은 신경질 섞인 투로 대답

참을성 제로. 특히 배고프면 참을성 제로에서 마이너스로 바뀜.
(분명 저녁 6시나 7시에 먹자고 했는데 몇 분도 채 안돼서.. "저거 빨리 해")

"아휴" 하는 한숨 소리

"아유 아유"하며 앓는 소리

다시, 뭐든 빨리빨리. 당신이 원하는 게 있으면 바로 되고, 이루어져야 한다.




경험해보지 않은 이는,

모른다.

같이 살아보지 않은 이는,

모른다.



내가 싫어하는 부류가 하나 있다. 바로 뒤돌아보지도 않고 조언하는 이들이다. 이 부류는 자신에게 조언을 구하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지 않는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상대방이 처한 상황과 '비슷한 경험조차' 해보지 않았는데 "이래라저래라, 이러는 게 좋다"라고 하는 것이다.


가령, 위 할머니와 살며 감수해야 할 점이나, 답답한 점을 주변에 말하면, "그냥 네가 참아", "불효자네", "할머니가 그럴 수도 있지"라며 말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 저렇게 말한 이 모두가 노인과 살아본 경험도 없을뿐더러, 현재 혼자 삼)


난 저런 이들을 만나면 한쪽 귀로 흘리거나, 무시하거나, 피하려 애쓴다. 저런 행동을 보이는 이들은, 처음 만난 이는 물론이고, 친구도 있고, 가끔 가족도 해당한다.


가끔 보면, 무슨 육아 전문가, 노인학 박사, 사회복지 전문가가 방송에 나와, 본인이 노인의 영역에 관해 다 아는 것처럼 말하고는 한다. 아울러, 엄청난 '지식'을 갖춘, 솔루션은 덤(?)이다. 개인적으로, 전문가라고 일컫는 사람을 '무조건 맹신하지 않는' 이유다.


다시 한번 강조해본다.


경험해보지 않은 이는 모른다.

또 같이 살아보지 않은 이는 모른다.


아, 하나 참고하시라. 내가 말하는 초고령인 내 할머니의 생활양식과 대처법 등은 '내 할머니'에게 해당하는 거다. 그러므로 이게 다른 고령자에게 정답일 리 없다. 그러면서도 내가 힘을 주는 건, 참고하라는 거다. 내가 실제 경험을 해보며- 나는 이랬으니, 또 내 주변도 이랬으니, 또 나는 통했고 효과가 좋았으니 참고하라는 것.



육아 전문가가 노인전문가일 리 없고,

헬스장에서 만난 처음 보는 아재가 조언해준 운동법이 정답일 리 없고,

유튜브에서 유명한 헬스 크리에이터의 말이 당신 몸에 딱 맞는 정답일 리 없다.


그러니, 참고만 하고 당신의 답을 찾아가는 게 중요할 것이다.






"이봐, 젊은이" 그 이후, 할머니 둘과 살며 관찰하고, 돌보며, 쓰는 글 중, '관찰'에 관련한 글입니다.


글을 통해 주변 고령자와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관련 매거진 연재 중(아래)


https://brunch.co.kr/magazine/2ba2






할머니와 살며 좋은 점도 많습니다 ^^





"이봐, 젊은이" 그 이후, 할머니 둘과 살며 관찰하고, 돌보며, 쓰는 글 중, '관찰'에 관련한 글입니다. 글을 통해 보다 가깝고, 가장 소중한 주변에 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 관련 매거진 연재 중(아래)

https://brunch.co.kr/magazine/2b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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