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틀콜드 May 19. 2022

그런데 그 일이 진짜, 빨리 일어났습니다.

불행과 다행 사이

이 글이 평소 '잘해야지'하며 생각만 하는 분에게,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게 도와줄 겁니다.









오늘은 할머니2 얘기를 전해 본다. 성격 급한 누군가를 위해, '그 일'에 관해 먼저 말하면, '할머니2와의 작별'이다. 할머니2는 필자가 키우는, 아니 할머니1과 나와 14년 전부터 함께한 반려견 피나를 뜻한다.




이 친구는 최근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담당 의사 선생이 혹여 다른 병이 있을 수도 있으니 조직검사를 를 진행한다고 했고, 결과는 약 열흘 후에 확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게 열흘이 지나,

병원으로부터 결과가 도착했다.




말로만 듣던 암, 그것도 악성 종양, 더군다나 Grade 3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져, 멘붕이 왔다. 그에 수술이 아니면 방법이 없겠거니 싶어 덜컥 수술 일정을 잡았다.


이후 며칠 뒤, 이 녀석이 종양을 제거하며 수술한 지도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보름도 안 지난 날짜에 수술을 하는 것과 노견인 점을 고려, 수술하는 게 최선인지 병원에 문의했고, 결국 이번 수술은 하지 않고 좀 더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날로부터 며칠 뒤인 오늘,

저녁이 가까워질 무렵,


회사에서 팀장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피나 소식을 전했다. 피나의 요즘 소식을 들은 팀장은 "그래서 얼마나 남았다고 해요..?"라며 조심스럽게 내게 물었다.


이.럴.수.가.


나는 그 물음을 들은 즉시, 머리에 딱밤을 세게 한 대 맞은 것처럼 잠시 골이 아렸다. 그래, 암이라는데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는 게 당연했다. 더군다나 악성이라고 하지 않던가. 팀장과 대화를 대강 마치고 화장실에 가서 퇴근 후 병원에 물어보는 일정을 등록했고, 퇴근 후 귀가를 하며 병원에 문자를 보냈다.











마침내, 문자가 도착했다.
그런데 그 일이 진짜, 빨리 일어났다.


병원에 문자를 보내고,

집에 도착해서 밥을 먹고 책상에 앉았는데 문자가 왔다, 다음처럼.




생존 기간은 보통 6개월, 평균 7-8개월. 1년 뒤 생존율 27%,  2년 뒤 생존율 0%.


할머니 둘(할머니, 피나 등)에게 더 잘하려는 마음으로. 위 3번째 이미지의 디데이를 배경 위젯으로 설정한 게 불과 몇 달 전이다.



짧다.


오늘로부터 D-170. 살아온 날에 비하면 참 짧은 날이다. 그러면서도 불행 중 다행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지금이라도 알았으니까, 더 잘해줄 수 있으니까, 관심가질 수 있을 테니까. 불행에 침식되고 있기에 시간이 없다. 그러면서도 오늘은 왜이리 싱숭생숭한 걸까.


피나라는 내 오랜 친구의 생( 기간)"보통"이 아니길 바라본다..








"이봐, 젊은이" 그 이후, 할머니 둘과 살며 관찰하고, 돌보며, 쓰는 글 중, '돌봄'에 관련한 글입니다.

- 글을 통해 주변 고령자와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2ba2



바쁜 일상에서 잊고 사는 것에 관해 씁니다.

- 제 글이 작은 도움이 됐다면, 좋아요/구독 등을 눌러보세요. 반대로 필자에게도 큰 도움을 답니다.


http://brunch.co.kr@jjomcha






매거진의 이전글 할머니에게 참 아픈 세개의 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