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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 스카이 Oct 22. 2024

중고샵 3

 뭔가 새롭다.

이리저리 다니며 일을 보다 오늘 잡힌 건강검진으로 병원을 향해 가다 시간을 보니 30분 여유가 있다. 그래서 집과 병원사이에 위치한 중고샵을 갔다.

이곳은 내가 즐겨가는 매장은 아니다. 내가 가는 매장보다 작고 그만큼 볼거리가 적어 잘 들리지 않는 곳인데 가는 방향에 위치는 곳이라 오늘은 이곳을 들렀다.

사람은 제법 있다.  

오늘 사진은 신발과 책. 그리고 LP

음악에 조예만 있었어도 물 만난 물고기였을텐데. 봐도 모른다. 이걸 보고 돼지목에 진주목걸이라고 하나보다. 봐도 모르니 ㅋㅋㅋ

책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여긴 그냥 쳐다만 보고 지나갔다.

그렇게 매장 안을 돌아보다 드디어 도착한 그릇 코너. 맘에 드는 그릇이 있다. 하지만 들었다 다시 놓았다. 이사를 가야 하는데 짐을 더 보태면 안 될 듯 싶어. 잔뜩 침만 흘리다 내려놓고 구경만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와 눈이 마주쳤다. 가벼운 눈인사 후 쓱~ 지나치려 하는데 할아버지가 말을 건넨다.

가벼운 인사로.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야기가.

할아버진 월요일마다 중고샵을 돈다고 한다. 왜 월요일이냐고 물으니 일주일에 한 번씩 스티커 색을 다르게 가격을 붙이는데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면 월요일에 할인이 시작하고 오늘은 파란색이 50% off를 한단다. 그래서 찾는 물건에 파란색 스티커가 있으면 반값에 살 수 있다며 알려주신다. 나는 그냥 맹탕이었어 맹탕암것도 모르는 그냥 구경꾼이었어 그 긴 시간을.

그래서 뭘 찾냐고 물으니 할아버진 크리스탈과 은식기를 찾고 그걸 이베이에 사진을 찍어 올려 이윤을 남긴다고 하신다. 그래서 중고샵을 돌며 찾는다고.

그럼 어떻게 크리스탈인 줄 아냐고 물어보니 찾는 법을 알려주신다.

손가락으로 튕겨보면 유리와 다른 소리가 난단다. 그리고 또 하나는 빛에 비춰보면 무지개가 보인단다. 그러시면서 찾으신다. 소리가 어떻게 유리와 다르고 무지개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보여 주신다면서. 그렇게 우리는 보물 찾기에 돌입했다. 그러다 내가 발견을 했다. 작은 컵을… 그냥 컵이라고 하기엔 뭔가 다르다. 손가락을 튕겨 소리를 들으니 유리와 다르게 맑은 소리가 난다. 그리고 보이는 무지개. 할아버지께 보여주니 맞단다. 우리는 마침내 보물을 발견했다.

눈인사만 하고 그냥 지나쳤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터. 인사와 대화로 서로를 알게 되고 덕담이 오가면 우리에겐 또 한 명의 인연이 생긴다. 할아버진 크리스천이시란다. 그리곤 ”하나님의 은총이 너와 함께하길” 그렇게 축복을 하시기에 같은 기도를 드리며 우리는 그 자릴 떴다.

작은 크리스탈 컵.

이 컵에 스토리가 생기니 특별한 물건이 되었다.

이렇게 내게도 중고샵을 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그리고 나눈 축복의 기도.

이 기도를 여러분과도 나누고 싶다.

“ 하나님의 은총이 당신과 함께 하길 기도합니다.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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