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앗간
이곳은 나의 방앗간이다.
참새가 어찌 방앗간을 지나랴. 나도 그렇다. 식빵과 우표를 사야 하지만 방앗간도 가야 한다. 아니 가고 싶다.
그래서 지도를 열어 중고 아웃렛 방향으로 있는 우체국을 찾았다. 그런데 그 건물 옆 슈퍼가 있고 그 뒷 건물에 우체국이 있는 게 아닌가.
~~ Very Good ~~
이보다 더 완벽할 수가 없다. 운전을 힘들어하는 길치인 나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코스.
룰루랄라 ~~ 옷을 챙겨 입고 나가는데 집 앞이 계속된 비와 눈으로 물이 찰랑찰랑 거리 더니 흙이 바퀴에 푹 파여 엉망이다. 일단 길을 나서야 하니 잠시 그 현장은 눈을 감고는 차를 몰고 나갔다.
오랜만에 뜬 해가 무척 반갑다. 해가 떠서 그런지 간만에 날도 포근한 것도 같고 암튼 가는 길이 마냥 이쁜 오늘이다.
그렇게 포근한 빛과 동행하며 도착한 슈퍼. 여기에 차를 파킹하고 슈퍼건물을 빙 돌아 나가니 우체국이 보인다. 연말이라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주차장엔 차가 몇 대 없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내 앞엔 두 사람 걸어가는데 이미 앞사람이 일을 보고 나간다. 그럼 한 사람만이 남았다. 기다리며 소포 요금을 보고 있으니 내 차례다. 언능 우표를 사곤 슈퍼로 발걸음을 옮겼다. 슈퍼는 우체국과는 무척 대조적으로 사람이 많다. 빠른 걸음으로 식빵과 당근을 샀다. 내일 아침은 양배추 당근 계란이 들어가는 샌드위치. 계속 밥을 먹다 보니 빵이 먹고 싶다.
중고 아웃렛이 바로 옆건물이지만 유리제품을 들고 걸어가기가 힘들 것 같아 다시 차를 이동했다.
역시 이곳은 아무 때나 주차장에 차가 많다. 매번 갈 때마다 많은 걸 보면 참새들은 역시 방앗간을 그냥 지나지 못함이 증명된 거다. 그치 않아?
샵 안에 들어가니 참새 아니 사람이 역시나 많다. 그래도 나는 목표가 있으니 딱 거기만 공략한다 오늘도.
유리제품은 박스 안에 두니 찾기도 쉽고 보기도 쉽다. 카트를 끌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을 하며 박스 안을 본다. 한 번 두 번 ㅋㅋ 이젠 제법 스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눈치도 발도 손도 혼연일체가 된다. 스키를 타 듯 스무스하게 이동한다. 남들보다 빠르게 목표가 눈에 들어오면 바로 카트 안 박스에 담고 또 이동한다.
그렇게 눈에 들어온 크리스탈과 세계지도가 새겨진 유리공. 오늘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씻어 말려서 사진을 찍는다.
넓은 세계지도에서 빼꼼히 보이는 우리나라 대한민국.
그래 우리나라다. 느그들 나라 아니고.
퍼스트레이디가 개봉했다는데…
보고 싶다. 나도. 참말로.
듣고 봐야 안다. 귀를 열고 눈을 크게 뜨고.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