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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

엄마보다?

by 블루 스카이

졸업을 앞둔 막둥이가 조른다.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며

졸업과 동시에 함께 집에 갈 거라며.

졸업을 한 달 앞두고 있는 막둥이가 그렇게 당당하게.

고양이 빵을 구웠단다. 고양이를 기르고 싶다며.

고양이가 처음은 아니다.

고양이 전에 뱀.

그래 뱀보단 고양이가 낫지.

그치만.


기르기 전엔 다들 그렇게 말한다고 했다.

청소 잘할께!

잘 치울께!

잘 기를께!

잘 잘 잘…

그러곤 두고 간단다.

그러곤 못 기르겠단다.

그러곤 엄마에게 맡긴단다.

그래 그렇게 다들.


어릴 때부터 기르고 싶다고 했지만

어린 자식 하나 못 키우고 동동 거리는 나였기에

남편 하나 보필 못하고 쩔쩔 메던 나였기에

누가 아니라 나만 잘하면 된다 하던 나였기에

들어주지 못했다.

그래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이다.

그렇게 버텼는데

그렇게 지금까지.


그래서 나도 최후의 통첩을 했지.

“ 그럼 , 고양이 말고 아이를 기르자” 며.

그래 힘들겠지.

내 자식도 힘든데 어찌…

그래도 세월이 지나면 혼자 걷고 먹고 자고 그렇게 자라니 시도 때도 없이 손만 쓸 반려동물보다는…이라 생각하며

그렇게 톡을 보냈는데 … 답이 없다.

알았다는 말인지.

아님 그래도 기르겠단 말인지.


밤은 깊어만 가는데

그 밤 잠을 깨우며

어둠을 가르며

폰을 슬그머니 집어 든다.

이렇게라도 늘어가는 생각을 잡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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