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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 스카이 Jul 11. 2024

 내 울타리 안에서 침략자에게 당하다.

땅벌 이유가 뭐야?

덥다 더워… 더운 여름 시원하게 내리는 소낙비는 한 줄기 희망이랄까.

저녁사이 내린 비로 시원한 바람이 부는 아침. 나는 옷을 챙겨 입고 동네 산책을 나갔다. 그리고 감나무를 살피기 위해 그 앞을 지나는 순간 윙윙 거리는 소리와 함께 따끔. 앗! 하는 소리와 함께 또 따끔. 앞마당을 돌아다니던 벌에게 침 빵을 맞고는 얼른 집 안으로 피신을 했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아파도 너무 아파서.

 예전에도 땅벌한테 손바닥을 쏘인 적이 있는데 불주사 맞은 것 같은 아픔 말고는 붓거나 간지럽지 않아 그리 걱정은 하지 않았으나 쏘인 자리가 한방은 이마 중앙 그리고 한방은 목뒤. 조금은 걱정스럽다.

 벌침에는 독이 있어 빨리 뽑아야 하는데 이마는 보여 침을 뺄 수 있으나 보이지 않는 목뒤는 어찌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며 알코올패드로 이마를 닦았는데 침은 느껴지지 않았다. 땅벌은 침만 쏘고 남기진 않는다는 글을 보고 잠시 안도에 숨을 쉬곤 이마를 살폈다. 쏘인 자리가 빨갛기만 하고 부음 정도도 심하지 않다. 거울과 폰으로 목뒤를 살펴보니 거긴 부어오르고 있었다. 아픔도 더 하다. 붓고 욱신욱신. 더 붓지 말고 아프지 말라고 얼음팩을 하고 연고를 바르고 약을 먹었다.

 이 자슥이…너무 아프잖아. 울마당인데 지가 난리야. 니가 침략자거든. 그렇게 하소연을 하며 더 이상 나빠지지 않길 기도하며 잠을 청했다. 두어 시간 지난 것 같다. 다시 거울을 봤다. 더 이상 붓지 않았다. 얼굴 근육을 움직이면 무지 아프다. 이마에 쏘여 그런지 머리까지 찡찡거린다. 그래도 이만하면 다행이다. 10시간은 지켜봐야 한단다. 한밤 지나면 괜찮겠지.

이 소식은 들은 딸이 전화를 했다.

“엄마! 괜찮아? “

“응”

“엄마! 이마랑 목뒤에 보톡스 맞았다 생각해. 주름 없어질 거야.”

 그 말에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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