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배롱나무

그 옆에 자그마한 배롱이

by 블루 스카이

꽃이 한 번에 피고 지는 것이 아니고 여러 날에 걸쳐 번갈아 피고 져서 오랫동안 펴 있는 것처럼 보여 백일홍나무라고도 부른다는 배롱나무.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꽃이 핀다고 한다.

우리가 이 집으로 이 사 온 건 겨울이나 꽃도 없고 잎도 없고 거의 말라버린 나무 한그루가 있었다. 그것도 집 입구에 떡하니.

가지랄 것도 없었다 너무도 앙상해서. 몸통을 흔들어보니 뿌리까지 들썩인다.

이유가 알고 싶었다. 자라지 못하고 마른.

그래서 뿌리를 파보니 개미가 무지막지하게 쏟아진다. 뿌리 밑에 필시 개미집이 있으리라. 많은 개미가 이젠 무섭지도 두렵지도 않다. 그건 나에게 강력한 무기가 있어서이다. 개미는 물론이고 알까지 한방에 없애 버릴.

그 무기는 바로 규조토이다.

-해충방제에 이용되는 규조토는 곤충의 몸에 흡착되어 체벽에 손상을 입히고 결국 수분손실로 곤충을 죽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마당이 있는 옛날집. 지금 사는 집이다.

항시 떨어지지 않게 구비해야 할 물품 중 하나이다.

이보다 더 가성비 짱인 제품은 아직 보질 못했다. 규조토는 텃밭 벌레제거에도 아주 유용하다. 파우더형태로 그냥 쓰거나 물에 타서 뿌려도 된다. 그 물이 마르면 그 효과가 나타난다.

다시 배롱나무에게로 돌아가서…

그렇게 썩은 뿌리까지 제거하고 그 구멍에 규조토를 뿌렸다. 많은 개미를 한 번에 싹 제거하기 위해 주변에도 꼼꼼히 뿌렸다. 그렇게 겨울이 지나 봄이 왔다. 근데 그곳에서 싹이 났다.

뿌리가 다 제거되진 않았나 보다.

죽은 듯 보였으나 쉬고 있었나 보다.

그렇게 싹은 가지를 내고 잎을 내더니 급기야 여름이 되니 꽃까지 핀다. 울 동네를 산책하다 보면 많은 배롱나무를 만난다. 색도 다양하다. 빨강에 핑크에 보라까지.

”울 동네 배롱나무 맛집이었네 그려. “

다들 키도 크다. 몸통도 매끈하니 여느 나무들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울집 배롱나문 키 작은 아이. 몸통도 없이 그저 가지에 잎과 꽃이 달린.

그러던 어느 날 그런 키 작은 아이 옆에 자그마한 배롱이가 싹을 틔우더니 당당히 꽃까지 피운다. 나무라 부르지도 못하겠다. 그래서 그 아일 배롱이라 부른다.

엄마 옆에서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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