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다. 엄마, 아빠, 언니, 나 그리고 우리 집 강아지 아람이까지 데리고 할머니 댁에 가기 위해 차에 올랐다. 겁 많고 내성적인 INFP인 아람이는 신기하게 밖에 나가는 것을 싫어한다. 다른 강아지들 다 좋아하는 산책도 우리 아람이는 싫어한다. 하지만 밖에 나가는 것보다 더 싫어하는 건 집에 혼자 있는 것이다. 우리가 다 같이 나갈 준비를 하면 혹여나 자기만 두고 나갈까 불안해하는 눈빛을 장착한 채 우리 가족 한 명 한 명에게 다가가 눈을 맞춘다. 다행히 오늘은 우리 아람이도 함께 나가는 외출이다.
할머니 댁에 가는 길에 잠깐 식당에 들러 아침을 먹기로 했다. 애견동반 식당을 미리 알아봐 놨기에 아람이도 데리고 갈 참이었다. 막 도착해서 아빠가 주차를 하는데 그때부터 아람이가 불안해하고 앓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우리는 뭐가 문제일까 싶어 기저귀도 확인해 보고 옷이 불편한가 싶어 옷도 벗겨봤다. 하지만 아람이의 앓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그때 엄마가 혹시 아람이가 주차를 하는 걸 보니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은데 차에 본인을 혼자 두고 갈까 봐 겁내는 것 같다고 했다. 우리는 차에 놓고 갈 생각이 없었는데 아람이는 지레 겁을 먹은 것이었다. 본인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지만 혹여나 본인이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상황이 올까 봐 지레 겁먹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안쓰러웠다. 그렇게 괜찮다고 아람이를 꼭 안아주며 달래주는데 문득 내 품에 안겨있는 이 아이의 모습에서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신이 하늘에서 인간들을 내려다보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심지어 1시간 뒤, 심지어 10분 뒤의 미래도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더 두렵고 그래서 더 겁이 난다. 하지만 내가 믿는 신은 인간에게 그렇게까지 잔인하게 굴지 않는다. 우리 가족이 아람이를 아끼듯 신도 나를 아끼니까. 그러니 괜히 지레 겁먹지 말자. 만약 지금 겁먹은 상태라면 스스로를 안아주자. 괜찮다고 달래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