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때 나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교내 방송국에 연합 동아리에 교내 동아리에 그러면서도 21학점을 꽉 채워 듣고 그러면서 대외활동도 하고 교환학생 준비도 했다. 하고 싶은 게 많은 나였기에 스스로를 혹사시키면서까지 열심히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얼굴의 반이 움직이지 않았다… 거울 속 내 모습이 너무 낯설고 못났다. 웃을 때는 한쪽만 웃고 한쪽은 움직이지 않으니 나 자신이 사이코같이 느껴졌다.
구안와사가 오기 3일 전부터 나는 턱 쪽 신경이 아팠다. 충치가 생긴 건가 싶어 치과를 예약하고 평소처럼 젊음을 깎아가며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구안와사가 오기 하루 전, 치과에 가서 충치 치료를 받았다. 치과의사는 충치가 신경이 아플 정도로 심하지는 않아 보이는데 내가 계속 신경이 아프다고 하니 일단 치료를 하자며 마취제를 잇몸에 넣었다. 그 뒤로 마취됐던 내 한쪽 턱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마비된 부분은 점점 더 넓어져 한쪽 얼굴 전체가 마비되었다. 너무 무서웠다.
오전에 치료를 받고 왔는데 밤까지 얼굴이 움직이지 않아 자는 엄마를 깨웠다. 엄마는 일단 내일까지 지켜보자고 했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병원 문이 열기를 기다렸다. 엄마는 아침에 약속이 있어 나가고 언니가 나를 데리고 치과에 갔다. 나는 전날부터 계속 울고 있었다. 치과에서는 이런 경우 처음 본다며 일단 대학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펑펑 우는 나를 차분히 달래며 치과에 데리고 갔던 언니는 치과에서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는 말에 많이 놀랐는지 치과를 나와 엄마한테 전화를 하자마자 나처럼 펑펑 울기 시작했다. 언니가 그렇게 펑펑 우는 걸 처음 봤다. 우리 언니도 그때 겨우 25살이었는데 하나뿐인 동생의 얼굴이 아무리 해도 움직이지 않는 게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담담한 척 나를 달래고 병원에 데려갔지만 엄마 앞에서는 우리 언니도 겁 많은 아기였다. 우리 둘이 계속 울자 엄마는 약속을 뒤로하고 집으로 달려와 나를 집 근처 대학 병원 응급실에 데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