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에서 별의별 검사를 다 했다. 나는 정말 세상이 떠나갈 듯 울었고 의사 선생님은 계속 나를 달래주었다. 병명은 구안와사, 안면신경마비였다. 신경외과에서 약을 처방받았다. 증상이 나타나고 바로 병원에 왔기 때문에 완치 가능성이 70 퍼센트로 상당히 높다고 했지만 겁 많은 나는 나머지 30 퍼센트가 더 크게 다가왔다.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를 다 강행했다. 대학 병원 신경외과 외래진료를 받으면서 한방병원에 입원해 아침, 점심, 저녁으로 침 치료와 도수치료를 받았다. 그 덕에 지금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빨리 회복하긴 했지만 그때의 나한테는 1분이 1시간같이 느껴지고 회복이 되는지도 전혀 모르겠어 하루하루가 너무 길고 힘들었다.
특히 당시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라 보호자 없이 환자 혼자 들어가야 했고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나는 그것마저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침 치료는 가면 갈수록 참을 수 없게 아팠다. 하루 한 번 엄마가 면회를 오는 시간에는 병원에 혼자 있으면서 했던 두렵고 무서운 상상들을 엄마한테 퍼부으며 힘들다고 울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앞에서 힘들다고 땡깡부리다가 미안하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언제나 갖고 있었지만 부끄러워 하지 못했던 그 말… 엄마도 엄마 삶이 있는데 내가 입원해 있는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면회를 와줬다. 그런데 나는 그런 엄마한테 웃는 모습은 보여주지도 못할 망정 내 얼굴이 너무 끔찍하다며 평생 안 나으면 어떡하냐며 울면서 짜증만 냈던 것이다. 그게 너무 미안했다. 웬일인지 용기가 나 엄마한테 이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엄마는 미안하다고 우는 나를 달래주며 엄마는 진짜 괜찮다고 엄마한테는 내 얼굴이 끔찍하지 않고 엄마한테는 나를 만나러 오는 이 한 시간이 낙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네가 병원에서 힘든 거 누구한테 풀겠냐, 엄마는 다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엄마란 대체 어떤 존재일까? 엄마의 사랑은 대체 얼마나 대단한 것이기에 이런 말을 해줄 수 있는 것일까? 아직도 나는 엄마의 사랑의 크기를 감히 예상하지 못하겠다. 아무리 노력한들 내가 그만큼 따라잡지는 못하겠지만 내가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효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