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쓴 지 약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그 기간 동안 바뀌지 않은 단 한 곳이 있었으니, 그 영역은 바로 'Dock'영역에 배치된 4개의 앱이다.
해당 영역 설명을 조금 더 드리자면, 이 영역에는 총 '4'개의 쇼트커트를 등록하여 사용 가능한데, 폰의 프런트 페이지들과 연관 없이 항상 보이는 곳으로써, 유저가 아마도 '가장' 손쉽게, 빠르게 접근을 하기 위한 앱들을 진열해 놓는 최애의 앱 그룹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폰 초창기부터 전화, 인터넷브라우저, 업무용 메신저, 그리고 '카카오톡' 이렇게 4개의 앱을 항상 필자는 Dock 영역에 배치해 두고 사용을 해 오고 있었다.
그리하여 다른 페이지로 홈 전환을 하는 것과 상관없이, 이 영역에 '붉은색'으로 써져 있는 '숫자 알림'을 보면, 늘 언제나 없애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지내왔었다.
내가 메신저 혹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때 가장 빠르게 앱을 찾아 업무를 수행해야 했으며,
그와는 반대로 누군가가 나를 찾는 전화나, 메신저, 카톡등을 잘 체크하여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답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지내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어제, Dock 영역에 배치된 4개의 앱 중, '카카오 톡' 앱을 해당영역에서 제거하기에 이르렀다.
나이가 들수록 필자는 점점 더 전화번호부 정리를 하는 것이 부쩍이나 늘었다.
상대방이 필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결국 내가 상대방에게 연락을 거의 하지 않은 상대라면, 그 사람을 연락처에서 삭제 하는 것 이었다.
아마 너도, 나와 같을 것이라고 애써 미루어 짐작하게 되
평소 전화 한 통, 문자 한 통 하지 않는 사이, 예전과 다르게 너와 나는 그렇고 그런 사이
그렇게 주기적으로 삭제를 하다 보니, 얼마 남지 않은 카카오톡 단톡방에 닉네임을 보다 보면, 필자가 알아볼 수 없는 닉네임으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더라.
아울러 사진을 보려 해도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에 내가 알만한 단서가 없는 경우, '얘가 누구지?'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허허 웃어넘기는 경우도 종종 있더라.
그래도 크게 상관없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서로 연락하지 않을 사이란 걸 아니까.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할 땐 '인맥이 최고다'라는 생각으로, 내가 먼저 사람들에게 안부문자도 하고, 살갑게 다가가기도 했던 기억들이 있지만, 이제와서는 그럴 에너지도 필자에게는 남아있지 않다.
마치 거울을 보며 내 이름을 외치지 않는 이상, 거울조차도 나를 불러주지 않는 것처럼,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서로의 관계가 소원해진 경우가 많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아울러 카카오톡 단체방도 대부분 정리가 되고 말았다.
카카오톡을 처음 사용하게 된 것이 2011년부터니까, 벌써 14년 정도 흘렀다. 2011년이면 필자인생의 최전성기인 이십 대 중반을 지나가고 있는 시기로서, 많은 준거집단에 속하며 단체방이 활발히 만들어지는 시기였었다.
'회사 역량교육 강화 동기 단톡방'
'사업부 신입사원 역량개발 동기 단톡방'
'지리산 여행 동기 단톡방'
'대학 학군단 동기모임 단톡방'
'8032부대 3포대 전우 단톡방'
수많은 단톡방의 난립으로 인해, 자고 일어나면 카카오톡 알림이 1000개가 넘게 올 때도 비일비재했었다. 그럼에도 카톡을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마치 옆에 사람과 이야기하듯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들을 그 당시 보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해당 단톡방들은 자연스레 구심점과 지향점을 잃어가기 시작했고, 점차 단톡방에 알림이 사라지게 되었다.
나 또한 그들에게 궁금한 점이 점차 사라지고 딱히 할 말이 없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좀 더 과장하여 있으나 마나 한 단톡방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예의상' 단톡방에서 쉽게 나오지 못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몇 년 전 도입된 '조용한 퇴장' 기능을 십분 활용하여, 필자는 대부분의 단톡방에서 나올 수가 있게 되었다.
아울러 나이가 들면 들수록, 필자는 새로운 관계 형성에 대하여 점점 관심이 없어지는 듯하다.
시도는 나름 많이 해봤다. 사내 동아리에도 가입해서 몇 번 참가해 보기도 하고, 사진 동호회에서 주최하는 사진 번개등도 참여하여 예전처럼 다른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도 해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아마 한 두 번의 인연을 바탕으로 나부터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관계형성이 '잘 될까?' 하는 앞선 걱정 때문에 연락이 소원해진 이유는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사실, 앞서 이야기에서 처럼 과거에 필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던 사람들 마저도 연락이 끊겨서 안부 문자 하는 것도 두려워진 마당에, (잘 지내지?라고 문자하면 '무슨 일 있어?'라고 답장이 올 것만 같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형성은 정말 나에게는 기 빨리는 일이었었다.
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사람에게 '고독'의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는데, 나는 고독을 넘어 고립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아마 나 말고, 나와 비슷한 또래 혹은 그 윗 세대 분들께서도 비슷한 공감을 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실제로 이야기를 해본 경험은 없어 추측만 해볼 뿐이다.
언제쯤, '나'라는 자아가 만들어 낸 '관계 거식증'이란 증상이 사라질 수 있을까?
정답은 이미 알고 있다. 마치, 공부를 잘하기 위해선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묘안을 짜내도, 지금의 나로선 결국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거 같다.
시간이 흘러, 다시 사람이 그리워지는 때가 오겠지. 그때가 되면 자연스레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찬 기대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