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를 따라 걷다, 북토크까지 할판

by 빛담

"에...? 제가요?"

"네, 작가님. 작가님이 쓰신 사진에세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요. 그래서 북토크에 한번 모셔보고 싶었어요."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싶었다.

그저 나 좋자고 브런치에 올린 산문과 일기 사이의 글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올리던 빛과 그림자, 일상의 풍경 사진들을 모아 포토에세이를 만들었다. 그 책들은 대부분 지인들에게 선물하거나 판매한 뒤, 남은 소량의 책 몇 권을 독립서점에 입고했을 뿐이었다.


얼마 전, 그 서점에서 추가 입고 문의가 와서 퇴근 후 서점을 찾았다.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최근 내 고객과 있었던 일로 타로도 잠시 봤다. 짐을 챙기려던 참에 들은 말이 바로, 북토크 초청 제안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종종 ‘빛담님’ 혹은 ‘작가님’이라고 불리고, 웨딩스냅 촬영 때도 가끔 그렇게 불리곤 하지만, 정작 나 스스로를 '작가'라고 생각해본 적은 거의 없다. 그런데 사장님은 자신이 기획 중인 북토크에 나를 포함한 세 명을 초대해, 사진과 에세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물론, 북토크 참가 비용은 제공되지 않는다고 했다. 장소 대관비를 감안하면 영리 목적의 행사 수준은 아니라고 먼저 말씀 주셨다. 다만 현장에서 책이 판매된다면 그 수익은 전액 내 몫이 될 수 있도록 해주신다고 했다.

그런 설명을 솔직하게 먼저 해주신 게 참 감사했다. 나와 사장님, 우리 사이가 결국 비즈니스라면, 수익 분배에 대한 이야기를 명확히 해주는 건 신뢰의 시작이니까.

사실, 돈이 그리 급한 건 아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의 수입만으로도 생활은 가능하고, 원한다면 휴일에 촬영을 더 하면 된다. 그래서 이번 제안에서 내 마음을 움직인 건 돈이 아니라 기회였다.


말로만 작가에서, 진짜 작가로의 전환 가능성.
대중 앞에서 내 사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
나는 그런 자리에, 오히려 돈을 내고라도 참여하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기분이 참 좋았다.

내 책이 교보문고에 진열된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작은 독립서점에 두 번이나 추가 입고가 될 정도로 팔린다는 건 생각보다 큰 의미였다.

요즘같이 사람들이 책을 잘 안 사는 그런 시대에, 그 많은 책 중 내 책을 골라 기꺼이 돈을 내는 사람이 있다니 말이다. 그런 확률이 얼마나 낮은지를 알기에, 나는 더 감사했고, 사장님은 그런 데이터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계신 듯했다.

아마 그래서 나에게 북토크를 제안하신 거겠지.


물론 걱정도 앞선다.

'나 사람들 앞에서 말 잘 못하는데…’
‘무슨 얘기를 하지? 나보다 훨씬 잘 쓰는 분들 많을 텐데…’


평소 처럼 소심한 생각들이 스치긴 했지만, 괜찮다.

이번에도 또 한 번 도전해보고, 그 순간을 즐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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