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으러 가는 길에, 마음이 먼저 찍혔다

by 빛담

<출사와 나침반>

출사는 내게 사진을 찍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내 마음 과 감정의 나침반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이정표다.

출사를 나갈 때, ‘누군가와 함께 갔으면’ 하며 외로움에 사무칠 때가 가끔 있다.

그럴 땐 보통 나침반이 서늘하고 외로운 ‘북쪽’을 향한다.


많이 닳고 해져버린 내 마음과 감정. 그 자리를 누군가와 함께 채우고 싶은 욕심. 또 그 욕심이 우리가 함께하는 ‘사진’이었으면 하는 바람.

그런 마음이 올라올 때면, 내가 생각보다 많이 무너져 있다는 걸 안다.

다만 그 사실은 늘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야 보인다. 한 발짝만 뒤로 물러서 나를 조망할 때에야 비로소.


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섰다. 카메라를 들고 나설 때면 나는 ‘어부’가 된 느낌을 받는다. 고기 잡는 어부의 심정으로 오늘 마주할 빛과 공기, 그리고 시선들까지 만선을 꿈꾸며 말이다.


그리고 오늘 출사를 앞두고는, 누군가가 동행하지 않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만큼은 내 마음과 감정의 나침반이 북쪽을 향하고 있지 않은 모양이다.